모건스탠리 영향력은 ‘자산관리’
월평균 40조원씩 자산 신규유입
IPO·M&A 변동성, WM으로 헤지
다들 한 번쯤 기사에서 보았을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 최근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놓자 국내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시장에서는 이 보고서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어요. 도대체 모건스탠리가 어떤 기업이길래 태평양 건너에 있는 기업의 말 한마디에 한국 기업의 주가가 움직이는 걸까요.
모건스탠리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금융지주회사예요.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와 함께 세계를 대표하는 IB로 꼽히는 곳이죠. 여기서 금융지주회사란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여러 금융 자회사를 거느리고 총괄하는 모기업을 말해요. 쉽게 말해 여러 금융 계열사를 한 지붕 아래 두고 운영하는 큰 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금융회사는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이 잘될수록 거래가 늘어 수익성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어요. 그렇다면 반대로 증시가 떨어지면 금융회사의 이익도 반드시 함께 줄어들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모건스탠리는 증시 변동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사업을 키우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 왔어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산관리(WM) 사업이에요. WM 부문은 쉽게 말해 개인이나 기업의 돈을 대신 관리해주는 서비스예요. 모건스탠리는 개인투자자, 특히 자산이 많은 사람과 기업·기관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WM을 학급의 ‘총무’에 비유할 수 있어요. 친구들이 회비를 총무에게 맡기면 총무는 돈을 안전하게 관리합니다. 관리하는 대가로 아주 적은 관리비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맡긴 돈이 많을수록 관리비도 조금씩 늘어나겠죠? 모건스탠리의 WM 부문은 이런 구조로 돈을 벌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모건스탠리의 자산관리 수수료는 평균적으로 0.6% 정도예요. 어떤 고객이 WM 계좌에 1000만원을 맡겼다면 모건스탠리는 연평균 6만원 정도를 자산관리 수수료로 가져가요. 한 명 한 명 보면 적어 보이지만, 이런 고객이 수백만 명이고 관리하는 총자산이 1경원을 넘는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져요. 실제로 2025년 말 기준 모건스탠리가 관리하는 고객 자산은 7조3810억달러(약 1경원 이상)에 달해요.
“그럼 그냥 돈을 맡아두는 거랑 뭐가 달라?”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모건스탠리 WM은 단순히 자산을 보관해주는 데서 그치지 않아요. 고객의 자산을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지 상담해주고, 그 자산을 직접 운용까지 해줘요. 돈을 맡아두는 일에 자문과 운용이라는 일을 더 얹은 셈이죠. 실제로 모건스탠리 WM 부문 전체 수익 가운데 이런 자산관리(운용·자문)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9%에 달해요. 이 자산관리 수익은 주식 거래 수수료처럼 시장 상황에 따라 출렁이는 돈이 아니라 고객이 맡긴 자산 규모에 비례해 꾸준히 들어오는 돈이라고 볼 수 있어요. 고객 자산이 유지되는 한 비교적 안정적으로 수수료가 발생하는 구조인 셈이죠.
전통적인 IB 사업은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채권 발행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큰 편입니다. 그래서 모건스탠리는 경기 영향을 덜 받는 WM 사업을 전략적으로 키워왔습니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드는 의문이 있어요. 아주 소중한 물건을 누군가에게 맡긴다고 생각해보세요. 오랫동안 지켜봐왔고, 실수 없이 물건을 잘 관리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는 사람에게 맡기겠죠.
모건스탠리는 1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세계 최고 수준의 IB라는 명성을 쌓아왔어요.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많은 고객이 자산을 맡기고 있으며, 이는 WM 사업 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어요. 실제로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연간 신규 유입 자산은 3563억달러(월평균 약 40조원 이상)에 달해요. 테드 픽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한 콘퍼런스에서 “이제는 WM 부문 하나만으로도 10조달러를 얘기할 수 있는 단계”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시장은 이를 단순한 목표치가 아니라 자산관리를 모건스탠리의 핵심 성장 축으로 키우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결국 모건스탠리의 영향력은 단순히 보고서를 잘 쓰는 회사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세계 곳곳의 막대한 자산을 관리하며 쌓아 온 신뢰와 금융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이 회사의 분석 한마디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처럼 안정적으로 확보한 막대한 고객 자산과 오랜 신뢰는 모건스탠리가 세계 금융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유지하는 기반이 됩니다. 그래서 이 회사가 내놓는 산업 분석과 투자 의견도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것입니다. 김덕식 기자·김주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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