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의 복선전철 공사장서 70톤(t)에 달하는 천공기가 아파트를 덮치는 사고가 난 가운데 당시 피해를 입은 아파트의 내부 모습이 공개됐다.
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10시께 용인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공사 현장에서 중량 70t, 높이 44m의 중장비인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가 전도되며 인근 아파트를 덮쳤다.
이 사고로 당시 아파트 주민 156명이 대피했고, 다친 사람들은 없었으나 “전쟁이 난 줄 알았다”“지진이 난 줄 알았다”는 목격담이 들려왔다.
그 중 한 주민은 천공기로 인해 아이가 머물던 방의 벽체가 날아가고 침대 위에 콘크리트 덩어리가 쏟아지는 등 자칫 위험천만한 상황이 있을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YTN에 따르면 주민 A씨가 공개한 사진엔 아이의 방 벽에 책장이 있었고, 그 옆으로 책상이 놓여 있었다. 그런데 천공기가 외벽에 부딪히며 유리창이 깨지고 부서진 벽체가 집 안으로 밀려 들어오면서 끊기고 휘어진 철근이 그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또 콘크리트 덩어리가 쏟아지며 침대의 형태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피해를 입었다.
방에는 사고 5분 전까지 아이와 할머니가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의 아버지는 “침대 위에서 어머니랑 제 딸이 종이접기도 하고 인형놀이도 하고 있었는데 와이프가 커피랑 과일을 깎아 드시라고 나오시라고 했다”며 “천운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국토교통부는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주민들은 시공사인 DL건설에 아파트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DL건설은 주민이 선정하는 업체를 통해 정밀안전진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공사인 DL건설 관계자는 언론에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주민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보상절차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