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서 있더라도... 추락보다 비상을 꿈꾸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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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전시·공연 벼랑 끝에 서 있더라도... 추락보다 비상을 꿈꾸는 여자 재미화가 김원숙 화업 50년전예화랑서 9월 23일까지 열려회화·조각 등 80여점 전시 Dance in the forest, 2009,oil on canvas,142x180cm. [예화랑] 절벽 끝에 나체의 여성이 서 있다. 누가 봐도 절망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두려움도 공포도 없다. 두 팔을 몸 뒤로 뻗은 채 공중으로 몸을 날릴 준비를 할 뿐이다. 공중에서는 자유롭게 날고 있는 새들이 여성을 따스하게 감싸고 있다.올해로 화업 50주년을 맞이한 재미 작가 김원숙(73)의 그림 ‘희망의 비행(Flight of Hope)’이다. 그가 서울 예화랑에서 5년만의 개인전 ‘영원한 봄’을 연다. 전시장에 걸린 또 다른 그림 ‘숲속의 춤(Dace in the Forest)’도 한 여인이 부러진 나무줄기 위에서 춤을 추는 몽환적 풍경을 담고 있다. 마치 옆에 있는 새에게 “절망 속에서도 춤은 이렇게 추는 거야”라고 시범을 보이는 듯하다.이렇듯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도 결코 웃음을 잃지 않는 낙관적인 태도가 그의 화폭 전체에 면면히 흐르고 있다.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벼랑 끝에 있을 때 떨어지는 것만이 옵션은 아니다”라며 “희망을 갖고 날아오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작가는 홍익대 미대를 다니다가 1년 만에 중퇴하고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1976년 명동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에는 회화와 조각 등 작가가 직접 느끼고 경험한 삶의 궤적을 소재로 한 작품 약 80점을 선보인다.전시 제목인 ‘영원한 봄’은 현재 99세인 작가의 아버지가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비롯됐다. 최근 고관절 골절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아버지는 작가에게 ‘장춘’(長春), 즉 영원한 봄이라는 말을 건넸다. 아버지 역시 화폭에 등장한다. 휠체어에 앉아 있으면서도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멋지게 피아노로 연주하는 희망찬 남자로 그려진다. Jar of Stars, 2007, oil on wood, 37x42x0.5cm. [예화랑] 전시장 2층에 나란히 걸려있는 ‘집’ 연작은 1980년대부터 꾸준히 이어온 작업이다. 작가는 전통 가옥 모양의 나무 패널을 직접 제작하고, 그 안에 다채로운 이야기를 그려 넣었다. 그에게 집은 개인의 삶과 기억이 오롯이 담기는 소우주이자 아늑한 공간이다.작가는 “집은 나만의 우주, 나만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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