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경기가 긴 침체 국면을 벗어나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다. 벤처기업 경기실적지수(BSI)가 조사 시작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를 넘어서며 벤처업계의 체감경기가 뚜렷하게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력난 등 비용 부담은 여전해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벤처기업협회는 29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벤처기업 경기실사지수(BSI)'에서 경기실적지수가 106.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분기(93.2)보다 13.7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2024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이자 처음으로 기준치인 100을 넘어섰다.
BSI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전 분기보다 경기가 개선됐음을, 밑돌면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벤처기업 경기실적지수가 처음으로 100선을 돌파했다는 것은 그동안 이어졌던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벤처기업 경기실적지수(BSI) 추이이번 반등은 제조업이 이끌었다. 제조업 경기실적지수는 110.6으로 전 분기보다 19.3포인트 급등하며 3분기 연속 상승했다. 음식료·섬유·비금속·기타 제조업은 119.8을 기록했고, 통신기기·방송기기(101.4), 기계·자동차·금속(100.5) 등 모든 세부 업종이 기준치를 넘어서며 조사 이래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서비스업도 101.0으로 기준치를 회복했다.
벤처기업들은 경기 개선의 가장 큰 요인으로 '내수판매 호전'(92.2%)을 꼽았다. 반면 경기 악화 요인으로는 '내수판매 부진'(87.4%)과 원자재 가격 상승(19.9%), 인건비 상승(5.9%) 등을 지목했다.
경영실적(107.2)과 자금상황(104.3)은 모두 기준치를 웃돌며 개선세를 보였지만, 비용지출(98.4)과 인력상황(98.6)은 여전히 100을 밑돌았다. 매출과 자금 사정은 나아졌지만 원가 부담과 인력 확보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3분기 경기전망도 긍정적이다. 경기전망지수는 107.8로 전 분기(110.2)보다 2.4포인트 낮아졌지만 기준치를 웃돌며 회복 기대감을 이어갔다. 특히 제조업 전망지수는 112.9로 지난해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 업종은 AI와 반도체 산업 성장 기대에 힘입어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항목별 실적 BSI 추이다만 서비스업 전망지수는 101.6으로 전 분기보다 15.5포인트 하락했고, 소프트웨어 개발·IT 기반 서비스업은 다시 기준치 아래로 내려갔다.
벤처기업들은 3분기에도 내수 회복과 수출 증가를 기대하면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가장 크게 나타냈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을 경기 악화 요인으로 꼽은 응답은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총장은 “경기실적지수가 처음으로 기준치를 넘어선 것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벤처기업의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다만 비용과 인력 부담은 여전하고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는 만큼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부의 적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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