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와이스는 부상 대체 선수로 한국 땅을 밟았다가 정식 선수 계약을 맺은 첫 사례다. 그는 올해 9경기에서 6승1패, ERA 3.36을 기록하며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뉴시스
한화 이글스 외국인투수 라이언 와이스(29)는 지난 시즌 리카르도 산체스의 부상 대체 외국인선수로 처음 KBO와 인연을 맺었다.
부상 대체 외국인선수의 계약기간은 6주다. 압도적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않는 이상 기존 선수가 부상에서 회복하면 새 소속팀을 찾는 게 일반적이다.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없었던 그를 향한 기대치도 그리 높진 않았다. 그러나 와이스는 7월까지 6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ERA) 4.18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긴 데다 산체스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지난해 7월 28일 26만 달러에 한화와 정식 계약을 맺었다.
와이스는 마이너리그 시절 132경기 중 47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전문’ 선발투수는 아니었다. 한국 무대를 밟기 직전에도 2023년 대만프로야구(CPBL) 푸방 가디언스에서 5경기에 선발등판한 게 전부였다. 2024년 대체 외국인투수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풀타임 선발투수로 성공할 수 있을지에는 물음표가 붙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와이스는 스스로 우려를 지웠다. 16경기 5승5패, ERA 3.73의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총액 95만 달러에 올 시즌 재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9경기에 선발등판해 거둔 성적은 6승1패, ERA 3.36, 61탈삼진, 18사사구로 여느 팀의 외국인투수와 견줘도 부족함이 없다. 코디 폰세·류현진·엄상백·문동주와 함께 한화의 막강한 선발진을 지탱하고 있다. 한화가 12연승을 완성한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8회에도 155㎞의 강속구를 구사하며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와 호흡을 맞춘 포수 이재원은 단 한마디로 와이스에게 경의를 표했다. “전력분석을 했던 대로 다 됐다.”
와이스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기술적 변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기술적 변화는 없다. 지난 시즌 처음 왔을 때는 볼넷도 많이 내주고,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면서 실점이 늘어나기도 했다”며 “올해는 볼넷을 줄이고, 더 공격적으로 투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상대 타자와 맞붙을 때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린 시절부터 야구를 하며 많이 노력했고, 훈련을 통해 빠른 구속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그 시절 묵묵히 열심히 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기는 야구’는 와이스가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비결이다. 그는 “지난해에는 많은 경기를 이기지 못했고, 포스트시즌에도 진출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컸다. 세리머니도 서로 악수를 하거나 주먹인사 정도만 했다”면서도 “올해는 내 특유의 성격을 유지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이기는 경기가 늘어나다 보니 나뿐 아니라 모두 기분이 좋아져서 아드레날린도 많이 분비되는 느낌”이라고 활짝 웃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