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베이조스와 약혼녀 산체스의 결혼식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베네치아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결혼식에는 오프라 윈프리, 킴 카다시안, 레이디 가가, 에바 롱고리아, 케이티 페리 등 약 200명의 유명 인사가 하객으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혼식장은 미세리코르디아 성당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부 로렌 산체스는 행사 기간 총 27벌의 드레스를 갈아입을 예정이며, 베이조스 측이 베네치아의 곤돌라와 수상택시, 고급 호텔 여러 곳을 예약했다는 소문도 전해졌다.
이에 반발한 현지 시민단체들은 ‘No Space For Bezos(베이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행동에 돌입했다. 도심 곳곳에는 이 문구가 쓰인 포스터들이 붙었으며,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에는 ‘베이조스’라는 이름 위에 ‘X’ 표시가 그려진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일부 시위대는 결혼식 기간 성당 앞 수로를 고무보트와 배로 막고, 육로는 직접 몸으로 봉쇄해 하객들의 진입을 막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시민운동가 마르타 소토리바는 “이런 대규모 행사가 열릴 떄마다 도시는 마비되고, 일부 구역은 출입이 제한된다. 관광객 수는 더 늘어난다”며 “이번 결혼식은 베네치아가 겪고 있는 모든 문제의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 주의 루카 자이아 주지사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객 200명이 오는 결혼식을 두고 이렇게까지 시위할 일인가”라며 “베네치아에는 어떤 날에는 15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베네치아 시 관계자 또한 “수상택시 280대 중 예약된 것은 30대에 불과하다”며 “행사에 사용되는 호텔도 3~4곳 뿐”이라고 했다. 이어 “베니스는 G7, G20 같은 국제정상회의는 물론 전통 축제, 유명 인사의 결혼식까지 수많은 대규모 행사를 치른 경험이 있다”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해 행사를 치를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