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9부(재판장 김국현)는 지난해 11월 담배사업자와 담배회사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원고인 담배사업자와 담배회사는 2018~2020년 중국의 한 업체가 연초 뿌리와 대줄기에서 추출한 액상 니코틴 원액으로 만든 전자담배 용액을 수입했다고 세관에 신고했다. 기획재정부가 2016년 내놓은 유권해석에 따르면 연초 잎이 아닌 뿌리와 대줄기에서 추출한 니코틴은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니코틴이 잎에서 추출된 것으로 확인돼 원고들이 수입한 제품이 담배에 해당한다며 각 2억7000만원~10억3000만원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했다. 원고들은 해당 전자담배 용액이 담배가 아니라며 복지부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니코틴 액상이 담배에 해당한다는 점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 선행 재판에서 동일 제조사의 니코틴이 잎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이 이미 확정됐고, 원고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담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부담금 부과 방식이 헌법이 보장하는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봐 업체 손을 들어줬다. 니코틴 액상에 부담금 외에 고액의 조세도 부과돼, 그로 인해 부담해야 할 이 사건 부담금 액수는 원고들이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사실상 몰수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직업 수행의 자유와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제한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유권해석에 따라 세관이 수년간 해당 니코틴을 과세 없이 통관해 온 행정 관행을 지적하면서도, 세금 부과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담배 소비를 억제해 직접흡연 및 간접흡연으로 인한 건강상의 피해를 줄이려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의 목적에서 보면 ‘잎 추출 니코틴’, ‘대줄기 추출 니코틴’, ‘합성 니코틴’은 모두 같은 수준으로 규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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