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 이번엔 테슬라 공격…"터무니없이 고평가 됐다"

마이클 버리 미국 공매도 투자자(사진)가 엔비디아에 이어 테슬라 주가도 “과대평가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1조달러 규모 성과 보상안이 주주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버리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유료 뉴스레터 ‘카산드라 언체인드’에 올린 글에서 테슬라가 “터무니없이 고평가돼 있다”고 했다. 테슬라가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은 채 매년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3.6% 희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머스크 CEO에 대한 주식 기반 보상이 너무 커서 기존 주주들은 회사 이익을 나눠 갖는 지분 비율이 매년 3.6% 줄어든다는 얘기다. 테슬라는 지난달 초 주주총회에서 머스크 CEO가 시가총액 8조5000억달러 돌파 등 경영 목표를 달성하면 최대 1조달러 규모 주식을 받는 보상안을 통과시켰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는 버리의 주장에 대한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테슬라 시총은 약 1조4300만달러로 세계 10위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테슬라 주식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09배다.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이 22배인 데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다만 현재 버리가 테슬라 주식에 공매도를 걸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과거 버리는 2021년 상반기 5억3400만달러 규모 테슬라 풋옵션을 매입해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다. 하지만 당시 테슬라 주가 상승으로 해당 거래에서 수익을 내지 못했고, 그해 말 포지션은 청산됐다.

이 같은 지적에 머스크 CEO의 1조달러 규모 성과 보상안을 두고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주요주주 중 하나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지난달 주주총회 표결 당시 주가 희석 등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버리는 최근 엔비디아, 팰런티어 등 기술주에 공매도 포지션을 취하면서 인공지능(AI) 관련주의 고평가도 경고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