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맘 편히 놀 수 있게 하겠다는 비전 아래 세상에 없던 온리원(Only One) 여행 플랫폼이 되겠다.”
배보찬 놀유니버스(옛 야놀자플랫폼) 대표는 17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놀유니버스는 숙박 예약 시장 국내 1위인 야놀자플랫폼과 비행기표·공연 티켓 분야 1위 인터파크, 맞춤형 여행 추천에 강점이 있는 트리플 세 곳이 합쳐져 작년 말 출범한 국내 최대 여행 플랫폼 기업이다. 2023년 기준 세 곳은 총매출 6348억원,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5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통합법인을 이끌게 된 배 대표는 “단순히 합쳐서 잘하겠다는 게 아니라 완전히 다른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했다. 기존엔 각 분야에서 ‘넘버원’이 되는 게 목표였다면 앞으론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들도 못 하는 ‘유일무이한’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다.
‘다이내믹 패키지’는 그 첫 번째 서비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여행사의 주된 수익원인 여행 패키지 상품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배 대표는 “고객이 여행지, 일정, 예산 등을 입력하면 인공지능(AI)이 실시간으로 맞춤형 패키지를 추천하고 호텔, 항공사, 투어업체 등 각 시설사의 실시간 데이터와 연동해 최적의 가격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은 더 다양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고, 시설사는 유휴 객실과 비행기 좌석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여행 패키지 상품을 소비자 개개인의 일정과 취향에 맞춤형으로 설계해 주는 신개념 패키지 상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그는 “다이내믹 패키지는 기존 저가 여행 패키지 상품 가격에 자유여행을 떠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여행 패키지 상품은 일반적으로 자유여행에 비해 가격이 훨씬 낮다.
배 대표는 “현재 여행사들은 여행 이전에 예약과 계획을 돕는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여행 중 처리해야 할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와 여행을 다녀온 이후 발생하는 사후처리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해 사업모델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대표적인 게 여행 후기를 남기면 보상을 해주는 것이다. 여행 상품은 금액이 크고 불확실성도 높아 많은 사람이 후기를 참조한다. 인기 여행 후기를 참고해 거의 똑같이 여행을 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놀유니버스는 인기 후기와 비슷하게 여행 상품을 설계하고, 이 상품이 팔렸을 때 매출의 일부를 후기 작성자에게 일부 떼어 주는 것을 검토 중이다. 유튜브가 유튜버에게 보상을 해주는 방식과 비슷하다.
배 대표는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등 글로벌 OTA와의 경쟁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했다. 그는 “AI 기술이 보편화된 시대에는 소비자가 남긴 데이터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놀유니버스는 단순히 고객층을 넓히기보다 단 한 명이라도 깊게 이해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배 대표는 “작년에 연간 거래액(GMV) 8조원가량을 기록했다”며 “통합 원년인 올해 본격적인 성장세를 타기 시작해 내년엔 거래액을 10조원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