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업체들이 가맹점주의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커지자 자사 앱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무료 배달 등의 부가 혜택이 빠져 소비자의 호응은 저조한 편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배스킨라빈스 공식 앱인 ‘배라앱’을 지난 12일 출시했다. 배달·포장 주문 기능과 함께 이용 실적에 따른 무료 쿠폰 등 멤버십 기능을 담았다. 기존에도 SPC그룹의 ‘해피오더’ 앱을 통해 배스킨라빈스 배달이 가능했지만 멤버십 기능을 넣어 별도 앱을 내놨다. SPC그룹 관계자는 “자사 앱을 사용하면 가맹점주는 결제 수수료 정도만 내면 돼 부담이 작아진다”며 “중개 수수료가 빠지면서 발생하는 수익도 최대한 가맹점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식품·외식업체도 자사 앱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BHC치킨은 다음달부터 자사 앱에서 미리 주문하는 서비스인 ‘뿌리오더’를 내놓는다. 원하는 시간에 메뉴를 미리 주문하고 매장에서 포장해 바로 수령하는 서비스로 VIP 등급 고객에게만 제공할 예정이다.
제너시스BBQ는 다음달 25일까지 자사 앱을 통해 축구 클럽 FC바르셀로나의 경기 티켓을 증정하는 창사 30주년 행사를 할 예정이다. 푸라닭치킨은 최근 자사 앱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통신사 제휴 할인을 자사 앱과 연계했다.
식품·외식업체들이 자사 앱 강화에 나선 것은 배달 주문이 늘면서 가맹점주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앱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에서 주문하면 건당 6.8%가량의 중개 수수료를 낸다. 여기에 부가가치세와 1% 내외의 결제 수수료 등을 포함하면 부담은 더 커진다.
다만 외식업체 자사 앱 이용률은 여전히 저조한 편이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외식업체 자사 앱 중에서 월간활성이용자(MAU)가 가장 많은 버거킹의 MAU는 308만 명으로 추산됐다. 배달의민족의 지난달 MAU가 2185만 명임을 고려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인지도가 낮은 업체는 MAU 10만 명을 채우지 못하는 일도 다반사다. 배민, 쿠팡이츠가 제공하는 무료배달 서비스를 포기해야 하므로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배달 앱 업체들이 유료 멤버십 혜택으로 제공하는 티빙·쿠팡플레이 등도 자사 앱으로의 이탈을 막는 ‘록인’ 요소로 꼽힌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