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아이는 공부할 수 없다" … 자본주의, 이타심 품을때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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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아이는 공부할 수 없다" … 자본주의, 이타심 품을때 상생

입력 : 2026.04.17 15:43

공감 자본주의론 유장희 지음, 대한민국학술원 펴냄, 비매품

공감 자본주의론 유장희 지음, 대한민국학술원 펴냄, 비매품

인간은 이윤을 좇는 동물이다. 삶을 움직이는 노골적인 동기는 이윤이며, 자본주의 시장경제 역시 '나와 내 가족의 자산 증식'이라는 욕망 위에서 유지돼 왔다. 하지만 인간은 이기심의 기계만도 아니다. 굶주린 자를 보면 빵 한 조각을 나눠주는 게 인지상정이고, 위험에 처한 사람과 만나면 손익을 따지지 않고 달려들기도 한다.

신간 '공감자본주의론'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우리가 놓친 문제, 즉 '이타심'을 사유하는 책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역사는 인간이 '공동선'을 추구하기도 하는 존재란 사실을 간과했다는 게 핵심 전제다.

'자유 경쟁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공존·공생은 가능할까?' 저자는 이 질문을 끝까지 붙들면서 앨런 페닝턴의 이기적 이타주의론, 다론 아제모을루, 사이먼 존슨, 제임스 로빈슨 등의 학문을 매의 눈으로 들여다본다.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윤리론을 검토하며 "이타주의적 공존의 논리가 현 사회에서 얼마든지 적용 가능하다"고 보기도 하고, 제러미 리프킨에 이르러서는 "공동선의 본능이 발현되는 자본주의"에 고개를 끄덕인다.

공동선을 추구할 민간 모델은 이미 현실화돼 있다. 저자는 국경 없는 지적 여행을 떠나듯이 공동선이 실천되는 현장을 들여다본다. 인도의 '악사야 파트라'가 대표적이다. "배고픈 아이는 공부할 수 없다"는 모토로 시작된 급식 프로젝트 악사야 파트라는 처음엔 1500명 소규모로 시작해 지금은 인도 22개주, 200만명의 아동에게 제공 중이라고 한다.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검토하는 대목이 특히 흥미롭다. 피케티는 자본 수익률(r)과 공동체 성장률(g)을 비교한 뒤 'r>g' 등식을 만들어냈다. 이건 인류 역사에 축적된 불평등을 나타내는 상징적 기호였다. 저자는 피케티의 주장에 반론을 건넨다. '자본 수익률을 계산할 때 자본 개념 속에 인적자본을 포함시켰는가'란 질문이 일례다. 사람의 능력도 일종의 자본인데, 계산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 저자는 피케티가 말한 자본의 정의가 협소하다고 비판한다.

또 피케티가 주장한 '부유세'에 대해선 고개를 저으며 "이는 애덤 스미스 때로부터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일관되게 주장해 왔고, 또 많은 자본주의 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는 자유, 자율, 경쟁이란 제도적 성격을 바꾸자는 이론"이라고 본다. 정부의 강압이 아니라 민간의 자발적이고 자율적이며 본연의 심성에서 우러나오는 방식으로 불균형을 줄이자는 저자의 주장은 '공동선'과 '공선부'라는 그의 제안과 다시 만난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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