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누전 사고가 있었다고 하던데...”
“스프링클러와 방화셔터도 작동하지 않았다더라.”
인천 서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둘러싸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각종 추측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소방당국은 방화셔터와 스프링클러가 현장에서 작동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화재 원인과 설비가 적정한 시점에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여부는 화재 진압 이후 합동감식을 통해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소방당국은 현장 브리핑을 통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쿠팡 물류센터 화재 진압 상황을 설명했다.
허석경 인천서부소방서장은 이날 “국가 소방동원령 2단계를 유지하며 국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며 “건물 규모가 워낙 크고 내부에 가연물이 많아 완전 진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방화셔터는 이미 작동한 상태였으며 스프링클러 설비도 가동 중이었다. 다만 스프링클러가 화재 초기에 적정한 시점에 작동했는지 여부는 화재가 완전히 진압된 이후 실시될 합동감식을 통해 확인할 계획이다. 현재 물류센터의 붕괴 위험은 상당 부분 낮아진 상태지만 정확한 완전 진화 시점은 예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화재 직후 온라인과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방화셔터가 내려오지 않았다”,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평소 전선이 타는 냄새가 났다”, “지난 4월 누전 사고가 있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특히 일부에서는 화재 초기 진압 설비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불길이 빠르게 확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나 인천 물류센터 관계자들은 이 같은 주장 가운데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현장 직원은 “지난 4월 차단기 이상으로 전력이 잠시 내려간 적은 있지만 곧바로 복구됐고 누전 사고는 없었다”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온라인에서 계속 확대·재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도 화재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추정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화셔터와 스프링클러는 화재 확산을 늦추는 핵심 설비지만 모든 화재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프링클러는 방수량과 수압, 적재 환경 등 여러 조건에 따라 진압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방화셔터 역시 일정 시간 화염을 견디도록 설계됐지만 섭씨 1000도가 넘는 초고온이 지속되면 화염이 통과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 합동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특정 원인을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화재를 계기로 물류센터 구조 전반에 대한 안전성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여러 이커머스 업체와 택배사가 활용하는 ‘메자닌(Mezzanine)’ 구조가 관심을 받는다.
메자닌은 건물 층고를 활용해 중간 작업층을 설치하는 구조로, 별도의 건물 증축 없이 적재 공간과 작업 공간을 늘릴 수 있어 국내외 물류센터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인더스트리 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메자닌 물류시설은 약 42만개, 총 19억㎡ 규모에 달한다. 미국에만 약 18만개 물류센터가 메자닌 구조를 도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도 대형 이커머스와 택배사는 물론 일반 물류창고까지 폭넓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업계는 메자닌 구조 자체를 이번 화재 원인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토 면적이 좁고 물류 수요가 많은 국내에서는 메자닌 구조가 사실상 표준처럼 사용되고 있어 특정 기업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며 “그러나 이번 사고를 계기로 물류센터 안전기준과 화재 대응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도 이날 물류업계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메자닌 구조를 포함한 물류센터 안전관리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현재 모든 소방력을 동원해 화재 발생 지점 아래층인 건물 5층으로의 연소 확대를 차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스프링클러 및 방화셔터의 작동 시점과 적정성 등은 소방청과 국립소방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이 참여하는 합동조사를 통해 최종 규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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