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게임에 일어나지도 못하던 아들, 때론 ‘거리 두기’가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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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는 호르몬이 벌이는 거대한 장난이다. 아이가 어린이에서 어른이 되기 위해 뇌를 전면 리모델링하는 시기. 문제는 그 공사 과정에서 가장 먼저 철거되는 것이 부모의 평정심이라는 점이다.

한없이 예쁘고 착하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나를 원수 보듯 쳐다본다. 말을 걸면 짜증을 내고, 걱정해서 조심스레 한마디 하면 버릇없이 튕겨낸다. 부모 입장에서는 이유도 모른 채 원투 펀치를 맞으며 매일 크고 작은 전쟁이 벌어진다. 그것도 종료 시점을 알 수 없는 전쟁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사춘기를 잘 버틴 집과 그렇지 못한 집의 차이는 성적표보다 관계에서 먼저 드러난다. 입시는 길어야 몇 년이지만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평생 간다. 아이와 관계가 무너지면 공부도 흔들리고, 공부가 잘돼도 마음 한구석에는 상처와 원망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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