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SNS 보는 당신, 알고리즘 감옥에 갇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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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SNS 보는 당신, 알고리즘 감옥에 갇혔군요

업데이트 : 2026.05.22 17:06 닫기

'WWW 창시자' 팀 버너스리
빅테크의 인터넷 장악에 경고
클릭 경쟁속 가짜 콘텐츠 방치
이용자 데이터는 광고 상품화
"웹은 다시 모두의 것 되어야"
데이터 주권 보호 필요성 강조

챗GPT

챗GPT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 주소창에 가장 먼저 입력해야 하는 'www'의 뜻은 '월드와이드웹'이다. 1989년 스위스 유럽입자물리연구소에서 일하던 엔지니어 팀 버너스리가 처음으로 월드와이드웹을 발명하고 특허권을 주장하는 대신 누구나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 덕분에 오늘날 전 인류가 혜택을 받고 있다.

이렇게 웹의 창시자로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던 버너스리가 현재 인터넷이 위기에 빠졌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가 설계했던 웹은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이 공간을 페이스북·구글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책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알고리즘이 사람들의 정보 소비를 통제하고 이용자를 상품처럼 광고 시장에 팔아넘긴다고 비판한다. 클릭 수와 광고 단가를 높이기 위해 거짓 정보도 순식간에 퍼지는 구조를 방치한 탓에 정치적 극단주의가 활개를 치게 됐다는 점도 지적한다. 그 과정에서 빅테크 기업들은 '쿠키'라는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추정 소득, 결혼 여부, 정치 성향은 물론 성적 취향, 자살 의향 등 내밀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광고 추천에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웹 이용자의 데이터 주권을 되찾는 '솔리드' 기술을 제안한다. 솔리드는 '소셜 링크트 데이터'의 준말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거대 플랫폼 기업 서버가 아닌 이용자 개인의 저장 공간에 기록하는 방식이다. 가령 신용카드 이용 내역, 페이스북 친구 관계, 유튜브 댓글 기록을 각 회사가 각자의 서버에 보관하지 않고 '포드'라는 개인 저장소에 모두 모으자는 것이다.

팀 버너스리, 이것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팀 버너스리 지음, 윤신영 옮김 생각의힘 펴냄, 2만6800원

팀 버너스리, 이것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팀 버너스리 지음, 윤신영 옮김 생각의힘 펴냄, 2만6800원

이렇게 되면 내가 방문한 국가와 선호하는 식당 정보를 여행사에 넘겨줄지 말지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은 물론 내 정보를 제공할 때 일정 비용을 받을 수도 있게 된다. 저자는 실제로 이 기술 개발 과정에서 마스터카드로부터 100만달러 기부를 받았지만, 페이스북·구글 같은 회사는 이용자 정보를 직접 보관하고 광고주에게 판매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진척되지는 못했다.

저자는 최근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청소년 대상 SNS 사용 금지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는다. 스마트폰이나 SNS를 차단하는 것은 아이들에게서 서로 협업하고 웹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기회를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그 대신에 정말로 사라져야 할 것은 알고리즘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SNS 기업들은 사람들을 플랫폼에 중독시키기 위해 기계학습 기술을 활용하고, 점점 더 극단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사람들을 지나치게 화나거나 슬프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점을 제거한 대안적 SNS로는 '마스토돈'이 있다. 마스토돈은 다른 SNS와는 달리 본인이 직접 구독하는 사람의 글만 나타나고,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된 글을 보여주지 않는다.

책은 한국의 사례도 언급한다. 저자는 2022년 서울평화상 수상을 위해 한국에 방문했는데, 이곳에서 마이데이터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한다. 마이데이터는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한국에서는 보험·카드·은행 회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금융 정보를 일괄 수집해 제공하는 식으로 구현됐다. 비록 극소수 분야지만 버너스리가 주창했던 솔리드 기술이 조금이나마 실현된 셈이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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