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사이에서 폭음과 회식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자리잡으면서 호프집, 간이 주점 등 기존 술집들이 문을 닫고 있다. 1년새 10%가량 문 닫을 정도로 감소세가 가파르다. 대신 취하기 위한 술자리 대신 혼자 가서 낯선 사람과 가볍게 대화할 수 있는 '혼술바'는 오히려 2030 사이에서 뜨고 있다.
25일 국세청의 월간 지역경제지표에 따르면 소주와 맥주를 주로 판매하는 호프 주점은 지난해 말 기준 2만656곳으로 1년 새 9.5%(2172곳) 감소했다. 간이 주점 역시 8188곳으로 같은 기간 10.4% 줄었다.
반면 혼술바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지는 추세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국내 혼술바 관련 검색량은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달에는 검색 관심도가 최고점인 100에 도달하기도 했다.
최근 확산하는 혼술바는 단순히 혼자 술을 마시는 공간이라기보단 혼자 온 손님들이 부담 없이 대화를 나누도록 설계된 '소셜 바'에 가깝다. 이름 대신 닉네임을 쓰고 나이와 직업을 밝히지 않아도 되는 느슨한 교류 방식이 특징이다.
이 같은 트렌드는 서울 주요 상권에서도 확인된다. 지도 서비스에서 혼술바를 검색하면 서울 지역에서 80여 개 매장이 노출됐다. 매장명에 '혼술바'를 내세운 매장이 다수 확인된다. 홍대, 성수, 강남 등 2030세대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에서 이 같은 형태의 매장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실제 찾은 혼술바는 일반적인 술집 분위기보단 대화 중심의 공간에 가까웠다. 일부 매장은 '디귿(ㄷ)자' 형태 카운터석을 배치해 혼자 온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마주 앉을 수 있도록 했다. 손님들은 이름표에 닉네임을 적고 1만7000~1만8000원대 칵테일을 주문한 뒤 일상적 대화를 나누거나 보드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과거 포차나 감성주점에서 보였던 '일회성 만남' 수요가 혼술바로 옮겨오는 모습도 엿보이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과도한 음주나 적극적인 합석보단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한 채 짧은 대화를 나누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청년층이 깊은 관계 맺기에는 부담을 느끼면서도 고립감은 피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반영된 셈이다.
주류 소비 방식이 바뀐 것도 혼술바 확산 배경으로 꼽힌다. 기존 소주·맥주 중심의 폭음 문화가 약해지고 위스키·칵테일처럼 한 잔을 오래 즐기는 취향형 음주가 확산하고 있다. 술을 많이 마시고 빠르게 취하기보다는 어떤 술을, 어떤 분위기에서 마시는지가 중요해진 것이다.
실제 국세청 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022년 326만8623L에서 2024년 315만1371L로 감소했다. 마시는 술의 총량은 줄고 있지만, 술을 둘러싼 경험 소비는 오히려 세분화하는 모습이다. 삼일PwC 경영연구원도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희석식 소주나 맥주가 아닌 주당들의 취향과 트렌드에 적시에 대응하는 신규 상품을 발굴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혼술바는 이런 변화의 틈새를 파고든 업태다. 술 자체보다 '혼자 와도 어색하지 않은 공간'과 '가볍게 연결되는 경험'을 파는 셈이다. 1만원대 후반의 칵테일 한 잔에 비교적 긴 시간 머무를 수 있다는 점도 기존 주점과 다른 소비 방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한 낯선 이들과의 만남은 긍정적일 수 있으나, 익명성과 음주가 결합한 만큼 서로의 경계를 존중하는 태도도 필요하다"며 "사업주도 매장 이용자들이 공간의 성격과 행동 기준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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