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많이 타면 의심부터 하는 보험사
경찰, 의심 만으론 증거불충분…“혐의 없음”
보험업계는 보험사기 의심 사건을 다룰 때 종종 개인의 보험 가입 형태나 청구 이력만으로 고의성을 단정 짓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수의 보험에 가입했다는 사실, 입원이 잦았다는 사실만으로 ‘기획된 범행’이라는 결론에 먼저 도달하는 식입니다. 최근 경찰은 이런 접근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A씨는 입원일당이 지급되는 보험 상품에 다수 가입한 상태였습니다. 한 보험사는 A씨가 입원이 필요치 않거나 통원치료로 충분한 상황에서도 필요 이상 장기간 입원했고, 퇴원 당일이나 예정일이 다가오면 다른 병원으로 옮겨 동일한 병명으로 재입원했다며 진정서를 접수했습니다. 옮긴 병원에는 직전 입원 사실을 알리지 않아 의료진이 새로운 입원으로 오인하게 만들었다는 의혹, 입원 한도가 차면 재해나 기저질환 재발을 주장해 장기 입원을 이어갔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습니다.
보험사는 A씨가 여러 보험사에서 총 1억원이 넘는 보험금을 수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근거로 상습사기 및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혐의로 수사가 개시됐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경찰은 사고 대부분이 오래됐고 목격자나 CCTV가 없는 상황에서 자해나 사고 조작을 의심할 만한 객관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은 점과 A씨의 입원 치료가 불필요한지 여부에 대한 전문기관의 자문 결과도 일부는 판단불가, 일부는 적정 회신이었음을 불송치 결정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여기에 더해 경찰은 A씨가 입원 기간 중 병실 부재나 외출·외박이 일부 있었을 뿐 담당 의사의 의료적 판단 아래 입원과 치료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 담당 의사가 사기에 가담했다고 볼 근거가 없었던 점을 감안할 때 A씨의 혐의 부인을 반박할 만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수 보험 가입과 반복 입원 이력은 보험사 입장에서 의심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형사책임은 담당 의사의 의료적 판단을 벗어난 고의적 기망 행위가 개별적으로 입증돼야 성립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한세영 법무법인 한앤율 변호사는 “최근 유사한 사례에서 보험사가 반복 청구 이력을 근거로 형사 고소나 진정을 제기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진정서를 받았다고 먼저 겁먹고 진술을 서두르기보다, 초기 단계부터 실제 진료 경과와 진정서 내용을 대조해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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