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논란에 MS·발렌베리식 대타협 제안
-상속과 기업승계에 대한 생각은.
▷한국 사회가 대타협에 나섰으면 한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유럽 발렌베리 가문처럼 재단을 통해 경영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재단 이사를 선임하되 직접 경영하지는 않는 방식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창업주가 재단에 지분을 기부하려 해도 넘기는 지분이 5%를 넘으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증여세를 내고 나면 재단은 국가 소유가 되고, 국가가 이사까지 파견해 관여한다.
-자녀에게 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고 했는데.
▷재단법이 바뀌어(기부 면세 범위가 확대돼) 세금 문제만 해결된다면 재산의 80%를 재단에 기부하려 한다. 지금까지 이룬 성취는 운이 좋았던 측면도 있고 한국 사회의 토대 위에서 일궈낸 것이니 좋은 흐름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한국 최대 기부자가 되고 싶다. 내 마지막 숙제라고 생각한다.
-올해 미래에셋그룹 사업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면.
▷미래에셋의 해외 법인들은 이미 적자 회사 없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세전 이익이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높은 수치다. 인도에서 투자은행(IB)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며 글로벌X 실적도 증가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생명에 투자한 주주들은 해외 시장 개척에 관심을 갖고 미래에셋을 믿어주길 희망한다. 장기 투자자에게 좋은 결과를 돌려드릴 것이며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자신한다.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 규모 1위 대결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운용자산이 39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시장에서의 몇조 원 차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국내에서 1위 경쟁을 한다면 한국에 머물러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논리가 맞지 않는다.
-최근 미래에셋을 시작으로 수수료 인하 경쟁이 촉발됐는데.
▷아시아 기관을 비롯한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결정이었다. 예를 들어 미국 S&P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면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같은 곳에서도 보수가 낮은 곳을 매력적으로 생각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내부에 글로벌마케팅팀을 만든 것도 이런 취지다.
문재용 기자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