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이 시작됐다. 박찬대 원내대표와 정청래 의원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 대표 출마와 관련해) 주변에 의견들이 상당히 많이 있고, 솔직히 고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새 정부의 과제와 민주당의 과제, 의원으로서 해야 할 과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당 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말을 아껴왔다. 그는 이날 “대한민국을 또 한 번 지켜낸 위대한 국민과 함께 내란 종식과 민생 회복, 경제 성장, 국민 통합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완수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 원내대표는 원내에서 특검법 추진과 탄핵, 입법청문회 등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대여 공세를 주도했다. 민주당 내 이재명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정 의원도 당 대표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정 의원은 이날 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나름대로 큰 대과 없이 법사위원장 소임을 마치게 됐다”며 “어느 자리에 있든 늘 처음처럼 맡은바 직분에 충실하겠다”고 소회를 전했다. 정 의원은 일찌감치 당 대표 출마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1대 대선에서 골목선대위 광주전남위원장을 자청해 맡았는데, 정치권에선 권리당원 비중이 큰 호남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 원내대표와 정 의원은 모두 이 대통령 1기 당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박용진 전 의원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민주당은 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이 지난 4월 21대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뒤 두 달 이상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대선 기간에는 선대위 중심으로 운영돼 지도부 부재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당정 체계를 정상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당 대표 선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꾸려진 만큼 이르면 다음달 당 대표 보궐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나온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