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한동훈 사살' 등 제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한 방송인 김어준 씨의 주장이 상당부분 허구로 드러난 가운데 이번엔 김건희 여사가 역술인 얘기를 듣고 계엄을 했다는 소문까지 등장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시중에 '김건희 여사가 역술인들 얘기 듣고 계엄했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보수성향 정치평론가인 서정욱 변호사는 18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금시초문'이라고 일축했다.
서 변호사는 진행자가 "처음에는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한테 얘기를 안 하고 했다는 얘기가 지배적이었지만 최근엔 '다 상의하고 했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하자 "앞의 말이 맞다"며 용산 등에 알아본 결과 그렇다고 했다.
이에 진행자가 "그동안의 과정을 봤을 때 이런 중요한 일을 김건희 여사를 모르게 했다면 굉장히 노발대발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꼬집자 서 변호사는 "그동안 김건희 여사가 (국정에) 개입한 게 있냐"며 반문했다.
이어 서 변호사는 "제가 국무위원이었다면 저도 계엄을 만류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진행자가 "김 여사가 알았다면 말렸을 것이라는 말이 지금 돌고 있다"고 하자 서 변호사는 "김 여사는 정치감각이 뛰어나고 합리적인 분이기에 저도 그렇게 본다"며 "대통령의 순수한 의도는 이해하지만 현실 가능성이나 실현 가능성이 없었다"라며 김 여사가 아니라 자신이라도 말렸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앞서 김어준은 지난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사실관계가 전부 확인된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체포되어 이송되는 한동훈을 사살한다', '북한군이 개입한 것처럼 위장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어준이 제보 출처의 일부로 "국내에 대사관이 있는 우방국"이라고 말하자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아는 내용이 없다"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국방위 관계자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과거의 제한적 지식을 가진 사람이 ▲정보 공개가 제한되는 기관의 특성을 악용해 ▲일부 확인된 사실을 바탕으로 상당한 허구를 가미해 구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