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대표적인 실학자인 박제가(1750∼1805)가 친필로 쓴 ‘북학의(北學議)’가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국가유산청은 “박제가 고본(稿本) 북학의 등 9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북학의는 당시 서양 문물을 적극 받아들인 ‘북쪽에 있는 나라’ 청나라를 배우자는 뜻으로 지은 책이다. 박제가가 1778년 청나라를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조선이 사회·경제적으로 나아가야 할 제도적 방향을 제시한 지침서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수원화성박물관 소장본은 작성 시기가 초기본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유산청은 “이 책은 이후 다른 사람이 옮겨 베껴 쓰는 필사본의 저본(底本)이 되면서 기본 틀을 결정하는 기준이 됐다”며 “문신 박지원(1737∼1805)이 직접 쓴 서문도 함께 남아 있어 매우 희소한 사례”라고 지정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임진왜란 때 승병으로 활약한 벽암대사(1575∼1660)의 업적을 기리는 비석인 ‘구례 화엄사 벽암대사비’와 1613년 의학자 허준이 국왕 명령에 따라 편찬한 의학 전문 서적인 ‘벽역신방’ 등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지정 예고된 문화유산은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된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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