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마이크를 끄고 발언권을 제한한 것과 관련,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박 의원이 대표하는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지난 과방위 현안 질의(18일)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어 마이크를 잡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물론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최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불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언쟁을 벌일 수도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발언권을 뺏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최 위원장은 (박 의원이) 회의장 질서를 어지럽혔다고 말하고 있으나 국회의원이 국민에게 부여받은 질의 시간에 발언하는 것이 어떻게 회의 질서를 어지럽힌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얼마나 주제와 다른 이야기를 많이 해오셨냐"며 "그런데 박정훈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집값 통계 조작을 지적하고, 전과 4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잡범에 비유한 것이 회의장 질서를 어지럽힌 행위라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8일 최 위원장은 과방위 현안 질의에서 박 의원이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집값 통계 조작을 언급하며 이재명 전 대표가 집권할 경우 이런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취지로 질의를 이어가자 발언권을 제한했다.
김 의원은 "국회를 민의의 전당이라고 하는데 밖에서는 민의의 전당이 아니라 '최민희의 전당'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며 "지난 회의에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 유감이나 사과 표명을 해 주시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최 위원장에 대해 형사고발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최 위원장을 직권남용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의원은 "최 위원장은 지난 18일 과방위 회의에서 박 의원의 발언 도중 마이크를 일방적으로 차단해 개별 의원의 발언권을 침해했다"며 "이는 위원장에게 부여된 질서유지 권한의 범위를 넘어선 월권행위로서 헌법과 국회법이 보장하는 국회의원의 직무수행을 방해하고 의회민주주의에 중대한 손상을 초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우리 당 박 의원이 문재인 정권의 통계 조작 범죄를 지적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거짓말 행각을 비판하자 최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박 의원의 마이크를 꺼버렸다"며 "이게 독재가 아니면 무엇이겠나"라며 고발을 예고한 바 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