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멜로무비' 쓰레기 구남친과 재회?…이상형은 잘생긴 사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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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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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영이 '멜로무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보영은 18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멜로무비' 인터뷰에서 반복된 '잠수 이별'을 하는 고겸(최우식 분)에 대해 "겸이는 이유가 있는 잠수가 아니냐"며 "실제로 겪어본 적은 없지만, 그런 이유에 대해선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멜로무비'는 멜로 인생을 꿈꾸는 '서른이'들의 재회 로맨스를 담은 작품.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린다.

박보영은 '영화 마니아' 아버지 때문에 이름이 '무비'가 된 영화감독 김무비 역을 맡았다. 오디션 현장에서 우연히 만난 단역 배우이자 평론가 고겸(최우식 분)을 한 눈에 사로잡은 인물이다.

하지만 고겸의 일방적인 잠수로 두 사람의 관계가 단절되고, 다시 만나는 과정이 극 중 여럿 등장한다.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쓰레기 구남친"이라는 반응이 나온 것을 전하자, 박보영은 "그 정도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무비는 겸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몰랐지만, 다시 만나고, 가족들과 마주하면서 자연스럽게 알지 않았을까 싶다"며 "초반부의 이별도 '이게 잠수 이별인가' 싶었다. 좋은 마음에서 깊어지는 단계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했다"고 겸의 편을 들었다.

이어 고겸의 매력에 대해 "가랑비에게 옷 젖는지 모른다는 표현이 겸에게 맞는 거 같다"며 "그렇게 하나하나 챙겨주려고 노력하고, 그걸 불편해하면서도 그런 다정함에 빠진 거 같다. 안부를 묻고 생활을 궁금해하던 사람이 사라지면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커지는 건 맞는 거 같다. 겸을 좋아하는 무비 마음이 이해가 안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실제 이상형으로는 "잘생긴 사람"을 꼽아 웃음을 자아냈다.

박보영은 "예전에는 정신이 건강한 사람을 꼽아왔는데, 제가 건강하지 않아 그런 거 같다"며 "제가 이제 많이 건강해졌다. 잘생긴 사람이 좋다"고 고백했다. 다음은 박보영과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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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로무비'가 공개됐다.

= 너무 좋았다. 보자마자 너무 감사하다고 감독님께 연락드렸다. 배우들끼리도 고생했고, 좋았다고 말했다. 엄마도 예쁘게 나왔다고 좋아하시더라.(웃음) 친구들 연락도 많이 받았다. 특히 '멜로 안 좋아해도 좋더라'라는 반응이 좋더라.

▶ 이 작품은 어떤 매력에 선택했을까.

= 시작은 작가님의 글이었다. 처음에 '이게 맞나'라고 계속 물어봤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전이라 그전엔 밝고 이런 게 더 많았다. 무비는 시니컬하고, 겉으로는 가시가 돋쳐 있는 친구라 어떤 모습을 보고 '이걸 주셨을까' 다시 물어볼 정도였다. 그런데 전 그런 걸 해보고 싶던 사람이라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감독님, 작가님, (최)우식 배우랑 같이해서 더 하고 싶었다.

▶ 왜 하고 싶었을까.

= 닮았다기보단, 제가 보여주고 싶었던 모습 중 하나였다.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주가 됐다면, 이제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무비는 도전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줬을까.

= 제가 목소리 톤이 높아서 낮춰 보자고 하시더라. 그 톤을 잡는 데 노력을 많이 했다. 아무래도 첫 촬영 때 '네, 출발해요' 이런 대사였는데, '아직 보영 씨예요'라고 감독님이라고 말씀하시더라. 그래서 나중에 봤을 때 잘 잡아주신 거 같다.

▶ 생각보다 '멜로'를 많이 하지 않았다. 어떻게 다르게 이전과 보여주고 싶었나.

=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멜로지만 성장이 있다고 생각했다. 상대뿐 아니라 스스로 성장해가고, 가족들과의 관계도 복합적으로 있는 게 다른 지점 같았다. 단순히 알콩달콩한 모습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각자의 아픔을 돌아보고, 그 사람의 아픔을 채워주는 듯한 모습이지만 결과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그 지점 같았다.

▶스태프와 단역배우가 눈이 맞는 설정이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반응이 있었다.

= 그 얘긴 많이 들었다. 현실에선 드라마 같은 일이 더 많이 있지 않나. 작가님도 '내가 설렘을 느낄 때는 야식이나 간식 같은 걸 몰래 챙겨줄 때 그런다'고 하셨라. 저도 스태프한테 물어봤다. 일부러 더운 척 하면서 카트에 올려놓고, 그런 일도 있었다고 하더라. 저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그런 사람이 앞집으로 이사 오는 확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그것도 우연이지만, 드라마라는 게 그런 허용이 있어야 재밌지 않나 싶다.(웃음)

▶ 겸이처럼, 박보영의 현장 '심쿵' 포인트가 있었나.

= 제가 우리 현장 조연출을 정말 예뻐했다. 촬영 끝나고 두 손을 잡고 '네 덕분에 버텼다'고 고백했다. 그 친구는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항상 저를 지켜보고 있고, 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줬다. 어떤 환경이 가장 좋은지 보고, 해주는 부분에서 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고겸의 일방적인 잠수로 이별이 반복되면서 '쓰레기 구남친' 같은 느낌이 강하다는 평이다. 그런 사람과 재회할 수 있다고 보나.

= 그 정도라고 생각하진 않는다.(웃음) 겸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지만, 다시 마주하고 가족들과 마주하면서 무비는 자연스럽게 알지 않았을까 싶다. 초반부의 이별도 '이게 잠수 이별인가' 싶더라. 좋은 마음에서 깊어지는 단계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가랑비에게 옷 젖는지 모른다는 표현이 겸에게 맞는 거 같다. 그렇게 하나하나 챙겨주려고 노력하고, 그걸 불편해하면서도 그런 다정함에 빠진 거 같다. 안부를 묻고 생활을 궁금해하던 사람이 사라지면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커지는 건 맞는 거 같다. 겸을 좋아하는 무비 마음이 이해가 안 되지 않았다.

▶ 실제 박보영도 무비와 같은 선택을 할 건가.

= 해보진 않았지만, 아쉬움이 있다면 그럴 수 있을 거 같다. 그렇게 겸이와 같은 사연이 있다면 다시 만나볼 수 있을 거 같다. 다만 이유 없는 잠수 이별은 정말 나쁘다고 생각하다.

▶ 최우식 배우와 호흡은 어땠나. '웃음버튼'이라고도 했는데.

= 겸이와 공통점이 많다. 겸이처럼 살갑게 하고, 똥강아지 같은 매력이 있다. 호흡이고 뭐고 할 게 없었다. 우식이는 겸이 그 자체였다. '겸이라서 고마웠다'고도 했다. 이제는 그냥 보면 웃기다. 즐거운 에너지를 주는 친구 같다.

▶ 극 중 겸이는 사랑하지만, 최우식은 '친구'라고 하지 않나. 실제 박보영이 끌리는 스타일은 어떤 사람일까.

=저는 그 인물과 캐릭터를 분리해서 본다. 겸이는 겸이, 우식이는 우식이었다. (박)형식이도 도봉순으로서 민혁이를 정말 사랑했지만, 형식이는 형식이다. 어릴 때부터 이상형은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었다. 되돌아보면 제정신이 불안해서 그런 거 같다. 지금은 '잘생긴 사람'이 최고다. 이제 제가 정신이 건강해져서 '잘생긴 사람'이 좋다.(웃음)

▶ 최우식이 전봇대 키스신에서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고 하더라. 어떤 가르침이었을까.

= 제가 무슨 가르침을 줬겠나.(웃음) 제가 키스신 경험이 조금 더 많더라. 감독님과 저는 그 엔딩이 중요한 거라 모니터를 보면서 각도에 대해 계속 얘기했다. 우식이에게도 '예쁘게 나와야 해. 우리 키스신을 보며 2회로 넘어가야 해'라는 말을 하면서 각도 얘기를 많이 나눴다.

▶ 무비는 이전까지와 다른 이미지라는 점에서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 현장에서 밝은 캐릭터를 맡으면 가서 그 캐릭터처럼 행동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렇게까지 않아도 '무비니까 괜찮아'라고 넘어간 부분이 있었다. 그런 부분을 우식 씨가 채워줬고. 스스로 불편할 수 있지 않을까 걱정도 됐는데 많이들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가 주시더라. 그래서 무비로 살았던 때가 다른 의미로 행복했고, 좋은 시간이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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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은 이미지 때문에 힘들었을까.

=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시니, 이미지에 갇혀 있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따뜻함이 있다는 이미지에 대해 이제는 감사하게 생각한다. 강풀 작가님도 그런 말씀을 해주셨는데,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 더 감사하게 살아가기로 했다.

▶흡연신도 화제가 됐다.

= 그 장면 찍을 때 사공이 정말 많았다. 연기 디렉팅을 살면서 제일 많이 받았다. 방향이 잘못됐다, 손가락이 잘못됐다 모든 사람이 한마디씩 했다. 흡연자들은 다 한번씩 오셨다. 좀 애를 먹다가 마지막에 '컷' 하기 전에 '웅성웅성' 하더라. 그래서 '이번엔 됐구나' 싶더라.

▶ 여전히 교복이 잘 어울리더라. 비결이 있을까.

= 비결은 보정이다. 이젠 안될 거 같더라. 많은 사람이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저만 보이더라. 진짜 고등학생들이 있으면 제가 너무 튀었다. 그래서 이젠 정말 졸업해야 할 거 같다.

▶ 배우와 연출을 겸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무비를 하면서 연출자라는 일에 대해 생각해봤을까.

= 멋있지만 다른 분야 같다. 저는 표현을 좋아하는 사람이더라. 연출은 굉장히 어려운 작업 같다.

▶ 실제 박보영은 연기를 하지 않을 땐 뭘 하고 지낼까.

= 조카들과 보낸다. 그리고 형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도 한다. 서빙은 안 하고, 치우기만 한다.(웃음) 위생상 모자 쓰고 마스크하고 치우니 다들 알아보지 못하더라. 재밌고, 색다른 경험이라 좋더라.

▶ 20대보다 건강해졌다고 했는데, 어떻게 성장했을까.

= 감사일기도 쓰고, 많이 노력했다. 스스로 칭찬하려고 했다. 그게 큰 거 같다. 스스로 칭찬하지 않았다. 칭찬받는 것도 다 그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했고, '이 정도면 괜찮아' 라고 마음먹으려고 노력했다.

▶ 벌써 올해 데뷔 20년 차다. 어떤 계획들이 있을까.

= 벌써요? 어떡해. 그렇게 생각하니 무비가 더 소중해진 거 같다. 20년이나 했는데, 아직 스스로 20년이라 하기엔 생각보다 걸음이 조금은 든다. 좀 더 속도를 내서 많은 작품을 하게 되는 다짐을 한다. 지금은 tvN 새 드라마를 '미지의 서울'이라는 열심히 하고 있다. 그 다음은 정해진 게 없다. 제가 안 해본 장르도 많다. 스릴러도 안 해본 지 오래됐고. 그런데 지금 당장은 밝은 '로코' 하고 싶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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