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빠'…불출마 선언 오세훈에 '러브콜' 쏟아졌다 [정치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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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4.16 14:46 수정2025.04.16 14:46

오세훈 서울시장과 잇달아 만난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과 잇달아 만난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사진=연합뉴스

대선 유력 주자 중 한 명이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때아닌 '오심(吳心)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앞다퉈 오 시장과 만남을 가지며 그의 공약을 '내가 실천하겠다'고 약조했다.

16일 오 시장은 대선 주자들과 만남으로 꽉 채운 하루를 보냈다. 그는 이날 시장 집무실에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오찬을 가졌다. 이후 나경원 의원을 만난 뒤 오찬은 안철수 의원과 함께했다. 오 시장은 전날 저녁에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하루 사이에 국민의힘 주요 주자 네 명을 연달아 만난 것이다. 오 시장이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오 시장의 지지층을 흡수를 기대하는 주자들의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 시장과 회동한 주자들은 오 시장이 내세웠던 '약자와의 동행'을 자신이 실천하겠다고 저마다 천명했다.

홍 전 시장 캠프 비서실장인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홍 전 시장이 만찬 자리에서 "우리가 오 시장의 공약을 그대로 받아 실천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문수 장관은 이날 오 시장 집무실에서 오찬을 함께한 뒤 기자들에게 "오 시장이 훌륭한 정책으로 서울시민의 행복을 더 높이고 전 국민에게 좋은 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 시범을 보여준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며 "대선에서 이런 부분을 충분히 반영하고 당선되면 잘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 의원 역시 이날 오 시장과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이 대선에 출마는 안 했지만, 정책은 대선에 출마한다고 생각하고, 좋은 정책은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 시장의 '디딤돌 소득' 정책에 대해 "근로 의욕을 고취해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제도"라며 "대통령이 되면 디딤돌 소득을 전국으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도 오 시장과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저랑 겹치는 부분이 꽤 많다"며 '약자와의 동행'이 안 의원이 공약한 '안심 복지'와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 시장이 본인에게 "저와 정치적 자세(스탠스)가 가장 비슷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 자지단체장인 만큼, 이번 경선에서 공식적으로는 중립적인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시 외곽에서 오 시장의 대선 준비를 돕던 이들의 행방을 통해 '오심'을 추측해볼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오 시장이 자신의 정치 앞날을 생각해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하게 될 텐데, 그게 특정 캠프를 물밑에서 지원하는 것이 될지는 알 수 없다"며 "서울시 밖에 있던 오 시장의 최측근이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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