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150주년… 15시간 대서사시, 4시간 콘서트로 압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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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150주년… 15시간 대서사시, 4시간 콘서트로 압축

오페라 대작 ‘링 시리즈’
무대장치·의상 덜어내되
원작 음악과 깊이는 살려

테너 김재형, 지휘자 아드리앙 페뤼숑, 소프라노 이명주, 바리톤 사무엘 윤(왼쪽부터)이 8일 신영체임버홀에서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공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아트앤아티스트

테너 김재형, 지휘자 아드리앙 페뤼숑, 소프라노 이명주, 바리톤 사무엘 윤(왼쪽부터)이 8일 신영체임버홀에서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공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아트앤아티스트

리하르트 바그너의 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가 전막 초연 150주년을 맞아 하이라이트 공연으로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약 15시간에 이르는 4부작 대서사를 4시간가량의 콘서트 형식으로 압축하고 무대장치와 의상 대신 음악 자체에 집중함으로써 바그너 예술의 정수를 전달하겠다는 시도다.

공연은 오는 8월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14일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아드리앙 페뤼숑이 지휘하고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으며, 바리톤 사무엘 윤을 비롯해 테너 김재형·소프라노 이명주·바리톤 최인식·바리톤 김기훈 등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성악가 14명이 무대에 오른다.

주인공 알베리히와 그의 아들 하겐 역을 맡은 사무엘 윤은 8일 신영체임버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5시간짜리 오페라를 4시간으로 줄인다는 것은 정말 큰 모험”이라며 “희극적으로 각색한 기존 축약판과 달리 바그너가 의도했던 음악과 서사의 깊이를 최대한 살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과제는 방대한 서사를 자연스럽게 압축하는 작업이었다. 지휘를 맡은 아드리앙 페뤼숑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원작의 시간 순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관객이 장면 전환을 부자연스럽게 느끼지 않고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처럼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 사무엘 윤 역시 “긴 독백 등은 과감히 덜어내되 작품의 핵심 음악과 인물의 정체성은 유지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전막 공연 대신 콘서트 버전을 택함으로써 오히려 작품의 중요한 부분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제작진 설명이다. 페뤼숑은 “목소리와 오케스트라의 대화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며 “바그너 음악의 구조와 오케스트라의 역할을 오히려 더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벨룽의 반지’는 게르만·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권력을 상징하는 ‘반지’를 둘러싼 신과 영웅, 난쟁이들의 운명을 그린 4부작 오페라다. 1876년 전막 초연 이후 바그너의 대표작이자 오페라 역사상 가장 거대한 작품으로 꼽히며 ‘링 시리즈’라는 별명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재형이 영웅 지크프리트를, 이명주가 여전사 우두머리 브륀힐데를 맡는다. 두 사람 모두 링 시리즈는 처음이다. 김재형은 “처음에는 ‘내가 왜 이걸 하겠다고 했을까’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방대한 작품이었다”면서도 “공부를 거듭하면서 바그너 음악을 듣다가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날 만큼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명주는 “강인함뿐 아니라 여성성을 더한 저만의 브륀힐데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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