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메네이 장례식에
“가짜 눈물일 것” 조롱 논란
네타냐후엔 “내가 보스” 엄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에서 슬퍼하는 이란 국민들을 향해 “가짜 눈물일 수 있다”고 조롱했다. 정제되지 않은 잇따른 막말 행보에 미국 내 국정 지지율과 여론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 풍경에 놀라움을 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나는 이란인들이 하메네이를 증오한다고 생각했다”며 장례식장에서 흐느끼는 추모객들을 향해 “어쩌면 가짜 눈물일 수도 있다”고 깎아내렸다. 타국의 최고지도자 국장(國喪) 기간에 나온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는 외교적 결례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9일까지 이어지는 하메네이 장례 기간 동안 이란과의 적대 행위 및 협상을 잠정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뼈 있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그는 장례식에 집결한 이란 수뇌부를 겨냥해 “그들 모두가 한곳에 모여 있다. 한 방이면 (모두를 제거하기에) 충분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앞으로 협상할 상대가 사라지기 때문”이라며 이번 상황 관리가 미국의 관용과 압도적인 힘의 우위에 따른 것임을 맹과시했다.
나아가 중동 내 핵심 동맹국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서도 철저한 상하 관계를 강조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반발해 온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사이가 아주 좋다”면서도 “그는 누가 ‘보스’인지 잘 알고 있다”며 자신이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중순,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자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미쳤다”고 맹비난했던 기류에서 한발 물러나 동맹에 대한 통제력을 입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두 정상은 이르면 다음 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직후 백악관에서 마주 앉을 예정이다.
하지만 동맹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안하무인격 행보에 미국 내 여론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복잡하게 얽힌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를 흑백논리와 원초적인 윽박지르기로만 접근하는 방식이 오히려 미국의 외교적 고립과 불안정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최근 주요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한 지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박스권에 갇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외교·안보 정책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과반을 훌쩍 넘어섰다. 워싱턴 정가와 주요 현지 언론들은 “타국의 장례식을 조롱거리로 삼고 동맹국 정상에게 ‘보스’ 운운하는 강압적인 태도가 유권자들의 극심한 피로감을 유발하고 있다”며, 예측 불가능한 돌발 발언이 향후 국정 운영에 치명적인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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