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근 화백이 유화로 작업
한강, 7점 중 1점 직접 골라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초상화가 10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걸렸다. 박영근 화백(성신여대 서양화과 교수)이 한 달 반 동안 그린 작품으로 활짝 웃는 작가의 현재 모습을 캔버스에 담았다.
한강 작가 얼굴이 걸린 자리는 교보문고와 대산문화재단이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를 위해 10년간 빈 채로 남겨둔 곳이다. 광화문점과 세종로 지하보도를 잇는 출입구 통로에 마련된 상설 전시 공간으로 알베르 카뮈,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김대중 같은 부문별 노벨상 수상자들의 초상화 22점이 걸려 있던 자리다.
박 화백은 한강 소설의 '흰'과 '바람이 분다, 가라'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했다고 밝혔다.
"한강 작가가 '흰'이라는 소설에서 삶과 죽음이 실타래처럼 엮이는 것으로 표현했더라. 제가 유화물감이 마르기 전이나 마른 후에 치과용 드릴로 자국을 내는데 그것이 실이 풀린 듯한 느낌을 준다. 또 '바람이 분다, 가라'에서처럼 바람결의 느낌을 주기 위해 한강 작가의 얼굴 중앙에서 바깥으로 바람의 자국이 펼쳐나가게끔 표현했다."
박 화백은 실제 한강 작가의 다양한 표정과 모습을 담은 7점의 유화를 그렸다. 그는 "대산문화재단을 통해 한강 작가 측의 승인을 받았는데, 아마도 현재의 자신과 닮은 초상을 원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문고는 "이번 전시 공간 재단장은 아시아 여성 작가로서 최초이자 한국의 첫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국내 문학의 위상을 높인 계기로 약 10년 만에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이향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