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글로벌 영토확장
수익 체질개선 이룬 미래에셋
선진국 수익이 신흥국의 두배
글로벌 자산관리 그룹 '도약'
日, 稅혜택으로 개인투자 급증
호주선 '큰손' 기관투자 공략
신흥국 印·베트남서도 안착
9년 만에 해외증권법인 설립을 결심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선택은 금융 선진국인 일본과 호주였다. 2013년과 2017년 잇따라 인도네시아·몽골·인도 법인을 설립하며 신흥국 공략에 공들였던 과거와는 다른 접근법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이를 미래에셋이 신흥국에서 다져온 성장 동력을 발판 삼아 금융 시스템이 고도화된 선진국 시장으로 진입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박 회장이 오랫동안 구상해온 '글로벌 종합 자산관리(WM) 그룹'으로의 도약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전략 수정의 근거는 해외법인 실적 데이터에서 드러난다. 미래에셋증권 해외법인의 세전 이익은 2023년 485억원에서 2025년 4981억원으로 2년 만에 10배 이상 폭증했다. 특히 수익의 질적 변화가 눈에 띈다. 2023년 적자를 기록했던 선진국 법인(미국·홍콩·영국·싱가포르) 수익이 2025년 3315억원으로 올라서며 신흥국(1666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자본 효율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선진국 시장의 매력이 입증된 만큼 일본과 호주라는 거대 자본시장을 향한 박 회장의 결단은 치밀한 계산 아래 이뤄졌다.
일본은 미래에셋에 '아픈 손가락'이었다. 옛 대우증권 시절인 1984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도쿄에 진출했으나 보수적인 금융 환경에 부딪혀 2016년 결국 철수했던 경험 때문이다. 그러나 박 회장의 의지는 확고했다. 철수 3년 뒤 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재진출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일본 증시 활성화의 핵심인 '신NISA(소액투자 비과세제도)' 도입으로 일본의 개인 자금은 주식으로 급격히 이동 중이다. 2025년 한 해에만 신NISA를 통한 투자금이 10조엔 이상 증가했고, 계좌 수는 단 2년 만에 약 500만개가 급증했다. 연간 투자 한도를 기존 3배인 360만엔으로 늘리고 비과세 기간을 무기한으로 설정한 파격적인 혜택 덕분이다. 미래에셋은 이 폭발적인 리테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직접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현지법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일본이 개인투자자를 겨냥한 리테일 승부처라면, 호주는 거대 기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요충지다. 호주의 퇴직연금 제도인 '슈퍼애뉴에이션'은 이미 세계 4위권의 자본력을 자랑하며,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가 4700조원에 달한다. 호주 연금시장의 매력은 법으로 정해진 '강제성'에 있다. 고용주가 근로자 급여의 12%를 의무로 적립해야 하는 강제적립보증률(SG) 제도 덕분에 매주 약 4조원의 신규 자금이 시장에 자동 유입된다. 업계에서는 호주 연금 시장이 2030년 전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권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은 이 거대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 파트너로서 입지를 다져 글로벌 자산관리 그룹으로서의 외연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일본과 호주에서는 이미 현지에 진출한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다이와증권그룹과 세운 합작법인 '글로벌 X 재팬'이, 호주에서는 2022년 인수한 '글로벌 X 호주'(옛 ETF 시큐리티스)와 2023년 인수한 호주 1위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운용사 '스탁스폿'이 이미 주력 법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진출의 자신감은 기존 해외 거점에서 거둔 성과에 기인하는 측면도 있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해외 수익의 43%를 차지하는 미국 법인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글로벌 X'와 시너지를 통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홍콩(17%) 역시 글로벌 투자은행(IB) 딜을 주도하며 수익의 한 축을 담당한다.
신흥국에서의 행보도 매섭다. 인도는 현지 증권사 '셰어칸'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전체 이익의 14%를 창출하고 있다. 베트남도 현지 상위권 점유율을 유지하며 전사 이익의 10%를 담당하는 핵심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의 이러한 적극적 글로벌 시장 공략은 자본시장에서 기업 가치의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14일 기준 미래에셋증권 시가총액은 40조2049억원(코스피 18위)에 달하며, 1년 전 5조원대에 머물던 것과 비교해 8배에 가까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년 사이 0.5배에서 3.52배로 수직 상승한 결과로, 전형적인 저평가주에서 글로벌 성장주로 변모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밸류업'의 배경에는 파격적인 주주환원과 글로벌 투자 성과가 자리 잡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월, 당기순이익의 40%에 달하는 약 6354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시장의 두터운 신뢰를 확보했다.
[김지희 기자 /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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