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충돌 격화] “보복” 선언 美, 8일 연속 이란 공습
에너지-물류 핵심 거점 케슘섬 공격… 이란도 쿠웨이트 담수시설 등 타격
모즈타바 “美 더 큰 대가 치를 것”… 걸프 6개국 “전쟁 범죄” 이란 규탄
美, 자국민 대상 전세계 여행 경보
18일(현지 시간)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8일 연속 이어진 가운데, 양측이 올 4월 휴전에 합의한 뒤 처음으로 미군 사망자가 나오자 뉴욕타임스(NYT)는 이같이 진단했다. 최근 두 나라는 공습 강도를 높이며 각각 상대 진영의 군사시설뿐만 아니라 교량, 담수시설, 철도 등 민간 인프라도 타격했다. 미국과 이란 모두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관련된 목표물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표적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양측의 군사적 충돌이 계속 격화되면 사실상 전면전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확전, 나아가 전면전 발생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주요국들은 대(對)이란 규탄에 나섰고, 미 국무부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올 3월 이후 처음으로 전 세계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 4월 휴전 후 이란 공격 첫 미군 사망 “트럼프 자제력 시험대”
18일 미군 중부사령부는 전날 진행된 이란의 공격으로 요르단 공군기지에서 미군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4명은 요르단 병원에서 치료 후 퇴원했다고 밝혔다. 이란군의 공격을 받은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는 미 공군의 전술 항공 전력이 집중된 곳 중 하나다.이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전사자들을 영웅으로 칭하며 “그들의 희생은 우리의 결의를 더욱 굳건히 할 뿐”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공격이 “지난 한 주 동안 미국과 이란 간에 격화된 교전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제력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이 미군을 살해할 경우 전쟁 재개를 고려할 거라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전날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미국이 최근 이스라엘에 공중급유기 수십 대의 추가 배치 계획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요르단 기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날 8일 연속 대이란 공습을 이어갔다.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 있는 이란의 군사·에너지·물류 핵심 거점인 케슘섬을 비롯해 항구도시 시리크, 내륙 도시 하자바드도 공격했다. 앞서 미군은 이란 본토의 무기 저장고, 레이더 기지 등 군 시설뿐만 아니라 일부 전력 인프라와 교량까지 타격 범위를 넓혔다. 이로 인해 이란 남부의 주들이 극심한 폭염 속에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었다.
하지만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국영 TV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은 더 큰 대가와 더 큰 수치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미국에 잊을 수 없는 교훈을 안겨 줄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인프라도 사정권, 중동 전역으로 피해 확대
바레인, 요르단, 카타르도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또 사우디에서도 폭발이 보고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에 사우디, UAE,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 6개 걸프지역 아랍 왕정 산유국이 구성한 정치·경제협의체인 걸프협력회의(GCC)는 이날 이란의 공격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자심 무함마드 알부다이위 GCC 사무총장은 “이란이 기반시설과 민간시설을 고의적으로 공격했다”며 “이는 국제적 책임 추궁과 기소가 필요한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이란은 전쟁 초기부터 미군 기지 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GCC 국가들도 공격 대상이라고 강조해 왔다.한편 WSJ는 17일 최근 사우디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홍해를 이용한 원유 수출을 늘리려고 노력해 왔지만,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과의 충돌이 잦아지면서 관련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전했다.
뉴욕=곽도영 특파원 now@donga.com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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