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나면 미국인” 기로에 선 美 출생시민권 정책[이창수의 영어&뉴스 따라잡기]

10 hours ago 2

4월 1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에 대한 연방대법원 구두 변론에 출석한 장면을 그린 삽화. 
AP 뉴시스

4월 1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에 대한 연방대법원 구두 변론에 출석한 장면을 그린 삽화. AP 뉴시스

이창수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명예교수

이창수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명예교수
미국 연방대법원은 4월 1일(현지 시간) 미국의 출생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을 제한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한 심리에 착수했다(agreed to weigh in). ‘weigh in(on ∼)’은 ‘∼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다’라는 뜻으로, 대법원이 항소를 받아들여 사건을 심리하는 상황에서 자주 쓰인다.

1868년 제정된 수정헌법14조에 따라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출생자에게 시민권을 부여했고, 이는 헌법적 권리로 받아들여졌다(has been widely interpreted as being enshrined in the Constitution).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첫날 이러한 자동 시민권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시민단체들은 즉각 법원에 제소했다(the order was immediately hit with lawsuits). ‘hit ∼ with’는 lawsuit(고소), fine(벌금), bill(요금납부서)같이 상대에게 타격이 될 조치를 ‘가하다’라는 뜻이다. 하급 법원은 이 행정명령의 효력을 중지시켰고(blocked it from taking effect),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공판에는 트럼프가 미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직접 참석했다(showed up at the court). 이번 사안이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how much is at stake for him politically)를 보여주려는 의도다. ‘at stake’는 무엇이 ‘걸려 있다’는 뜻으로, 일상에서 “My career is at stake”(내 경력이 걸린 중요한 문제다)처럼 쓴다.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하고 그 관할권에 속한 모든 이들은 시민(all persons born or naturalized in the United States and subject to the jurisdiction thereof are citizens)”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undocumented immigrants)의 자녀나 방문비자를 가진 사람 및 망명 신청자처럼 일시적 지위로(on temporary status) 미국에 체류하는 이들은 ‘그 관할권에 속한’이라는 규정에서 제외된다고 주장한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의 이민관과 직결된다(is at the heart of his view on immigration). ‘at the heart of’는 ‘핵심’이라는 뜻이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매년 약 25만 명, 향후 20년간 500만 명의 신생아가 시민권을 받지 못하게 된다. 동시에 이번 심리는 대통령의 자의적 법 해석을 연방법원이 어디까지 막을 수 있는지(the ability of federal courts to rein in a lawless president) 등 권력 분립 문제와도 연결된다. ‘rein in’은 말의 고삐를 잡아당기는 동작으로, 뒤에 spending(지출), inflation(인플레이션), violent crime(폭력 범죄) 등을 놓아 ’∼을 줄이다/제어하다’라는 뜻으로 쓴다.

다수의 대법관은 심리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행정부에서 제시한 사례에 대해 “매우 특이한 사례로 여겨진다(strikes me as quirky)”라며 이를 전체 불법 이민자의 문제로 확장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 법무부 소송대리인은 “전 세계 8억 명이 비행기만 타고 오면 미국 시민권을 가진 아기를 낳을 수 있다(are one plane ride away from having a child who’s a U.S. citizen)”라고 반박했다. ‘be ∼ away from’은 ‘∼만 하면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 언론은 “대법원이 출생시민권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is leaning toward upholding birthright citizenship)”고 전망한다. 연방대법관 9명 중 보수 성향 3명을 포함해 7명이 트럼프 주장에 반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다(are leaning against Donald Trump). ‘lean toward’는 ‘∼쪽으로 기울다’라는 뜻이다. lean 뒤에 against를 붙이면 반대하는 쪽으로, in favor of를 붙이면 찬성하는 쪽으로 기울다는 의미가 된다. 연방대법원은 6월 말이나 7월 초에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시민권 조항에 대한 기존 해석이 유지될지, 아니면 근본적으로 재검토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창수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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