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0주년 국민보고대회 AI Native Korea
지금껏 성능경쟁 몰두했다면
새 화두는 ‘일상 속 AI 확산’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전장이 바뀌고 있다. 모델 성능을 높이는 ‘스펙’ 경쟁 수준을 넘어 AI를 일상과 산업에 얼마나 깊숙이 확산시키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AI 네이티브’ 경쟁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AI 국제표준 초안을 공개한 뒤 기업·연구기관 의견을 반영해 빠르게 수정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작업에 몇 년이 걸리던 관행을 깨고 현장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AI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기자가 찾아간 중국의 한 제조 공장. 개발자들은 정부가 사실상 무료로 뿌린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공정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었다. 글로벌 경쟁사보다 수백 배 저렴한 비용 덕분에 AI는 이제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작년까지 AI 경쟁의 중심은 대형언어모델(LLM) 성능이었다. 오픈AI는 지난해 2월 GPT-4.5 공개 이후 46일 만에 GPT-4.1을 내놨고, 중국 딥시크도 잇달아 새 모델을 쏟아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경쟁의 축이 바뀌었다. 모델 성능이 상향 평준화하면서다. 누가 더 똑똑한지가 아니라 누가 더 많은 현장 데이터와 사용자 충성도를 확보해 생태계를 선점하느냐가 승부처가 됐다.
이 대목에서 세계 2대 AI 강국인 미국과 중국은 상반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국은 글로벌 표준 장악에 사활을 걸었다. NIST가 주도하는 AI 에이전트 표준화는 인증·보안·시스템 연결 기준을 미국 규격으로 설계하려는 움직임이다. 산업의 ‘규칙’을 지배해 생태계 전체를 진두지휘하겠다는 포석이다. 마크 렘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조만간 AI 수천~수만 개가 연결돼 서로 협상하고 판단하며 일을 처리하게 될 것”이라면서 “반드시 미국 주도의 공통 규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데이터 인해전술을 택했다. 이달 초 열린 양회에서 중국 정부는 AI를 수돗물이나 전기 같은 ‘보편적 인프라스트럭처’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국가가 AI 연산 능력과 모델을 일종의 공공재로 보급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표준, 중국은 확산을 앞세우면서 한국도 변곡점에 섰다. 전문가들은 미·중 틈바구니에서 어떤 AI 전략을 취하느냐에 따라 국가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강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전략표준연구실장은 “표준과 플랫폼을 누가 잡느냐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AI 네이티브(AI Native) : 모국어를 사용하듯 AI를 국민 누구나 업무와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상태.
[라스베이거스 = 박소라 기자 / 선전 =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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