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 격화로 테슬라 주가가 급락했다. 특히 신차 출시 전 수요 지연,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행보 등이 복합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 전문가들은 1분기 실적발표 전까지는 제한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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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전시장. (사진=AFP) |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239.43달러로 전날보다 10% 넘게 급락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일 중국을 포함해 주요 교역 상대국을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했고, 이날은 미국 상호관세 발표에 맞서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보복 관세를 발표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테슬라 주가가 고꾸라졌다.
특히 테슬라는 경쟁이 치열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직접적인 보복 관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
아울러 테슬라가 발표한 올해 1분기(1~3월) 차량 인도량도 33만 6681대로 전년 동기대비 13% 줄었다. 1분기 판매는 블룸버그 기준 시장 기대치인 38만 7000대를 밑도는 수준이다. 전 분기 대비로는 전체 판매는 32% 감소했고, 모델 3·Y가 31%, 모델 S·X 및 사이버트럭은 46% 감소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1분기 판매는 2022년 상반기 이후 분기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이다”며 “판매 감소의 원인으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쟁심화, 신형 모델Y 출시 전 수요의 지연 및 공장 라인 교체에 따른 일시적 생산 중단, 그리고 CEO인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따른 구매자들의 반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은 “테슬라의 1분기 판매 감소가 부정적인 것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며 “2월 누적으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36% 증가했는데, 지역별로 보더라도 전년 동기 대비 미국 11%, 중국 47%, 유럽 21% 증가 등을 기록하면서 전 지역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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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테슬라 주가가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과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CEO의 정치 활동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의 영향을 받으며 최근 급락했고, 관련 이슈들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4월 22일(현지 시간 기준)로 예정된 1분기 실적발표 전까지는 제한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송 연구원은 “고성장·고수익성인 ESS 부문이 호조를 지속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주력인 자동차 판매가 부진했다는 점에서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진 상태이다”며 “전년 4분기 실적에서 자동차 부문의 매출총이익률이 16.6%까지 하락했는데, 판매가 추가 감소한 상황에서 1분기 수익성의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1분기 실적발표 IR에서 신형 모델Y 출시 이후 생산·판매의 회복 여부, 사이버트럭의 램프업 및 판매 전망, 저가 전기차(EV) 모델의 출시 일정, 로보택시 및 자율주행 서비스의 상용화 일정,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의 생산 계획 등에 대한 긍정적 가이던스가 확인돼야 주가 모멘텀이 회복될 것이다. 더불어 CEO의 정치활동 리스크도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