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서울 청담동에서 신사동으로 이어지는 강남 화랑가는 가을마다 미술 애호가들이 반드시 들러야 하는 장소로 떠올랐다. 프리즈 아트페어가 서울에 상륙한 이후 내로라하는 외국계 화랑이 하나둘 자리 잡으면서 수준급 전시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주목할 만한 작가는 앤터니 곰리와 우고 론디노네, 그리고 가토 이즈미다.
상반기 강원 원주 뮤지엄 산에서 대규모 전시를 연 영국 출신 조각가 곰리는 오는 9월 신사동 화이트큐브와 한남동 타데우스로팍에서 개인전 ‘불가분적 관계’를 선보인다. 세계 미술계를 주름잡는 두 갤러리가 손을 잡았다는 데서 ‘현존하는 세계 최고 조각 거장’인 곰리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화이트큐브에서는 곰리의 주요 조각 시리즈인 ‘벙커’ ‘비머’ 등 작품 6점이 나왔다. 거리 외부에 설치한 작품 ‘몸틀기’는 인도와 차로 연석 위에 설치됐다. 또 다른 외부 설치 작품 ‘움츠림’은 건물 사이 좁은 통로에 놓였다. 이 덕에 두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은 매일같이 보는 도시 공간을 새로운 시선으로 돌아보게 된다. 타데우스로팍 전시에서는 9점의 작품과 드로잉 등이 전시된다. 사람의 몸과 상하수도, 교통망, 전기 회로 등 연결망을 시각화한 ‘노트워크’ 시리즈 등을 주목할 만하다.
불과 몇 걸음 떨어진 신사동 페로탕 서울에서는 일본의 유명 작가 가토 이즈미의 개인전이 열리는 중이다. 원시적인 토템을 연상시키는 정령의 형상과 강렬한 색채가 그의 작품 특징이다.
청담동 글래드스톤에서는 국내외 미술 애호가의 사랑을 받는 스위스 출신 현대미술가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신작 ‘레이크 페인팅’ 시리즈를 주목할 만하다. 론디노네가 유년 시절을 보낸 스위스 루체른 호수의 풍경을 아름다운 파스텔톤의 색채로 재해석했다.
프랑스의 갤러리 빌팽은 청담동 이유진갤러리의 공간을 빌려 강명희와 자오우키 등의 작품을 소개하는 그룹전을 연다.
유승목/성수영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