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판단하는 지표 싹 바꿀 것"…워시, 금리인하 '큰 그림' 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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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후보자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대통령들은 금리 인하를 선호하지만 이를 그대로 따를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후보자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대통령들은 금리 인하를 선호하지만 이를 그대로 따를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후보자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물가 수준을 판단하는 지표를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그간 Fed가 통화정책을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참고해온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보다 ‘절사평균(trimmed mean)’ 물가지수가 더 중요하다고 발언해 주목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향후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판단 기준 자체를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청문회에서 워시 후보자는 자신이 이끌 Fed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Fed가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주요 지표로 삼는 물가 분석 시스템에 근본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정책 수행 방식의 체제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Fed는 2000년께부터 인플레이션 측정 때 근원 PCE 물가지표를 사용했다. 미국 PCE 물가지수에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표다. 넓은 범위의 가격 변동을 잘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워시 후보자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PCE 물가지표는 상황이 어떤지 대략 추정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심 있는 건 일회성 요인으로 인한 가격 변동이 아니라 경제 전반의 기저 인플레이션율”이라고 강조했다.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절사평균이다. 절사평균 물가지표는 일회성 요인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빼고 산출한 PCE 물가지표다. 매월 PCE 물가 세부 항목을 상승률 순서대로 나열한 뒤 하위 24%와 상위 31% 부분을 제거한 나머지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변동성이 큰 상·하위 항목을 통계적으로 잘라내는 절사평균 물가지표를 통해 ‘진짜 인플레이션’을 보고 싶다는 얘기다.

워시 후보가 절사평균 물가지표를 사용하겠다고 한 데는 향후 기준금리 인하를 위한 환경을 마련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댈러스연방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절사평균 PCE는 2.0%를 기록했다. 6개월 변동치를 연율로 환산한 수치다. Fed 목표치인 2.0%에 도달했다. 절사평균 PCE만 본다면 기준금리를 내려도 무리가 없는 환경이다.

반면 같은 기준의 근원 PCE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6개월 변동치를 연율로 환산한 수치는 2월 말 기준 3.4%였다. 지난해 11월 2.7%를 기록한 근원 PCE는 12월 2.8%, 1월 3.1%를 나타냈다.

워시 후보자는 그간 Fed가 공개해온 포워드 가이던스 폐지도 시사했다. 금리 경로와 관련해 너무 많은 노이즈가 시장에 뿌려지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많은 동료와 달리 미래의 결정을 예고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워시 후보자는 통화정책의 독립성 훼손 우려와 관련해선 “대통령들은 금리 인하를 선호하지만 이를 그대로 따를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압박하더라도 독립적 판단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심성미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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