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많이 마시면 밥 덜 먹는다?… 연구 결과는 정반대 [바디플랜]

1 day ago 7

사진=게티이미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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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을 위해 식사량을 줄이고 싶을 때 음식과 함께 물을 마시라고 권한다. 물을 섭취하면 위가 물리적으로 늘어나 포만감을 느끼게 해 과식을 막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물을 많이 마신 사람이 오히려 음식을 더 많이 먹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국 코넬대학교와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가 공동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식욕(Appetite)’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성인 86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두 건의 기존 실험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각각 두 번의 점심을 먹었으며, 식사 모습은 동영상으로 촬영됐다.

영상을 초 단위로 쪼개 음식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과 물이 들어간 순간을 기록했다.

분석 결과 참가자들은 점심 식사 동안 평균 약 236g(1컵 분량)의 물을 약 10번에 나눠 마셨다. 음식을 먹다가 물을 마시는 행동을 8~9차례 반복했다.

물을 100g 더 마실 때마다 음식을 약 39g, 열량으로는 약 49칼로리를 더 많이 섭취했다. 또한 음식을 한입 먹고 물을 한 모금 마시는 행동을 자주 반복한 사람일수록 더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번갈아 먹기’가 한 번 더 일어날 때마다 음식 섭취량은 약 4.4g씩 증가했다.이러한 패턴은 두 종류의 식사 메뉴와 두 차례의 실험 모두에서 일관되게 관찰됐다. 연구진은 따라서 단순한 우연에 의한 결과일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참가자들이 원하는 만큼 물을 마신 상황을 관찰한 것으로, 물을 많이 마신 것이 음식 섭취를 늘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진은 두 행동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번갈아 먹기 효과가 ‘감각 특이적 포만감’의 형성을 늦추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감각 특이적 포만감은 같은 음식을 계속 먹을수록 그 음식의 맛과 향, 식감 등의 매력이 점차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음식과 물을 번갈아 섭취하면 입안의 감각이 새로워지면서 음식이 더 오래 맛있게 느껴지고, 그 결과 식사를 멈추는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뱅크.

사진=게티이미뱅크.

논문 교신저자인 페이지 커닝햄 코낼대 영양과학부 조교수는 “물을 마시면 배가 불러진다는 조언이 널리 퍼져 있다”며 “하지만 물은 위에서 빠르게 비워지기 때문에 오래 포만감을 유지시켜 주지는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물은 음식을 삼키기 쉽게 만들어 식사 속도를 높이고 입이 마르는 것을 막아 음식의 즐거움을 더 오래 유지하게 함으로써 섭취량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또 다른 흥미로운 결과도 있었다.
물을 빨리 마시는 사람이 더 많은 물을 마시고, 그 결과 음식도 더 많이 먹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1분 동안 마시는 물의 양이 10g 늘어날 때마다 음식 섭취량은 평균 16.2g, 열량으로는 약 20칼로리 감소했다. 평균보다 물을 마시는 속도가 상당히 빠른 사람(1표준편차 빠른 수준)은 음식을 약 56g, 열량은 약 70칼로리 적게 섭취했다.

커닝햄 교수와 공동 저자인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식품과학과 존 헤이스 교수는 논문에서 “놀랍게도 예상과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물을 더 빠르게 마실수록 음식 섭취량은 오히려 더 적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첫째, 물을 천천히 조금씩 마시면 물이 입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식욕이 감소하는 과정을 늦추는 감각적 휴지기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물을 마시는 속도는 식사 시간의 영향을 받은 결과일 수도 있다. 식사를 오래 하는 사람은 음식을 더 많이 먹을 시간도 많아지고, 같은 양의 물을 마시더라도 측정된 물 마시는 속도는 더 느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을 마시는 속도 자체가 음식 섭취량을 조절하는 요인인지는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한편 물을 몇 번에 나누어 마셨는지(한 모금 횟수)와 한 번에 마신 물의 양은 음식 섭취량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물을 몇 번에 나눠 마셨는지 자체보다 음식과 물을 번갈아 섭취하는 행동과 전체 물 섭취량이 음식 섭취량과 더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016/j.appet.2026.108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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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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