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탈춤과 소리, 음악이 주는 다양한 울림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무용부문 최우수작은 허창열의 ‘탈, 굿’(2024년 8월 1일, 한국문화의집)에게 돌아갔다.
허창열의 ‘탈, 굿’ |
허창열은 천하제일탈공작소의 공동대표이자 국가무형유산 고성오광대 이수자다. “탈춤도 우리의 오래된 전통춤이다”를 목청 높여 부르짖는 허창열은 나이 사십을 넘긴 중견 전통 탈춤꾼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의 춤판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첫 개인 발표회인 ‘탈, 굿’은 허창열이 그간 탈꾼으로 살아오면서 만났던 판의 인연을 한자리에 모은 공연이다. 진도다시래기꾼 강민수의 소리와 재담, 남해안별신굿 이수자 황민왕의 연주와 구음, 강릉단오굿 무녀 박혜미의 춤과 사설 등을 한 무대에 담아냈다.
고성오광대는 흥미 있는 서사로 해학적이면서 서민의 삶과 희로애락이 녹아있는 춤이다. 경상도 춤의 배김새와 어깨 짓이 자유로운 굿거리장단의 ‘흥과 신명’이 백미다. 허창열은 기존 과장의 순서를 바꿔 놓는 재구성으로 관객들의 평심을 흔들어 놨다. 그중 처연함의 미학이 깃든 ‘문둥북춤’은 특유의 촘촘하고 먹먹한 춤사위로 깊은 감흥을 선사했다. 서민의 마음을 대변했던 탈춤이 오늘날에도 유효하게 관객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교감의 춤판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탈, 굿’과 함께 최상철 현대무용단 ‘그들의 논쟁’, 모던테이블 ‘메디타’, 모므로살롱 이가영 ‘비수기’가 무용부문 최우수작을 두고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심사위원단은 작품성, 독창성, 발전가능성은 물론 동시대성과 무용계 발전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해 ‘탈, 굿’을 최우수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단은 ‘탈, 굿’에 대해 “가무악 공연의 모범적인 모델을 제시했다”고 호평했다.
△무용부문 심사위원
김명현 무용평론가, 김성한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 예술감독, 김이경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사무국장,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김혜라 춤비평가, 장승헌 공연기획자, 장지원 무용평론가, 정옥희 무용연구자, 최지연 창무회 예술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