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발견한 밤의 신비, 유리에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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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도전 만에 유리지공예상 수상한 이태훈가느다란 유리 선으로 밤하늘·시간의 흐름 표현“매번 다르게 반응하는 재료”…20년 가까이 유리공예 몰두 등록 2026-09-14 오전 5:01:02 수정 2026-09-14 오전 5:01:02 가 가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늦은 밤 짙은 안개 속에서 운전하며 바라본 밤하늘이 무척 신비롭고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이 순간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제2회 유리지공예상 수상작가 이태훈(사진=서울공예박물관).제2회 유리지공예상 수상자인 이태훈(43) 작가의 수상작 ‘안개 속 푸른 밤의 녹턴’은 그렇게 우연히 탄생했다. 한 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안개 속에서 마주한 낯선 밤의 풍경과 감정을 유리 안에 담아냈다. 빛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녹색과 푸른색을 오가는 오묘한 색감은 심사위원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유리지공예상은 한국 현대공예 발전에 기여한 고(故) 유리지 작가의 뜻을 기려 역량 있는 공예작가를 발굴·지원하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제1회 유리지공예상에서 ‘노을빛 민들레 홑씨’(Sunset Dandelion Seeds)로 최종 20인에 이름을 올렸던 그는 두 번째 도전 만에 결실을 거뒀다. 1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 작가는 “작품명에 붙인 ‘녹턴’은 조용한 밤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서정적인 음악 형식”이라며 “특정한 풍경을 그대로 묘사하기보다 그날 밤 느꼈던 고요함과 불안, 신비로움을 하나의 감정으로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태훈 '안개 속 푸른 밤의 녹턴'(사진=서울공예박물관).24세에 만난 유리…“매번 다르게 반응하는 재료” 이 작가가 처음 블로잉을 접한 것은 24세 때였다. 차갑고 단단한 유리가 뜨거운 불 속에서는 액체처럼 움직이다가 식는 순간 그 형태와 움직임을 고스란히 간직한다는 점에 매료됐다. 블로잉은 혼자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불과 중력, 시간은 물론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 간의 호흡도 중요하다. 계절이나 작업장의 온도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는 “오랫동안 작업해도 유리는 매번 다르게 반응한다”며 “계획한 작업 안에서 우연히 나타난 것을 발견하고 작품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유리의 매력”이라고 꼽았다. 이 작가가 오랫동안 사용해온 기법은 가느다란 유리 막대로 무늬를 만드는 ‘필리그리 케인’이다. 이번 수상작의 표면을 수놓은 선 역시 이 기법으로 만들었다. 유리 안에 선을 겹쳐 넣고 표면을 반투명하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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