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폐기물공장 대형 화재에 첫 실전투입

14일 충남 119특수대응단 민세형 소방장은 지난 5일 처음 화재 현장에 투입된 무인소방로봇 ‘단비’의 활약상을 이렇게 전했다. 민 소방장은 “특수 타이어가 적용돼 화재 현장에서 날카로운 물체가 바퀴를 찔러도 운행에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충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충남에 배치된 단비는 5일 충남 금산군의 한 생활폐기물 처리 공장 화재 현장에서 첫 실전 투입됐다. 단비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소방청에 기증한 무인소방로봇 4대 중 1대로, 올해 3월 충남 특수대응단에 배치됐다. 단비란 이름은 2019년 10월 독도 해상에서 사고를 당한 선원을 이송하기 위해 소방헬기에 탑승했다가 순직한 충남 홍성 출신 고 박단비 소방교의 이름에서 따왔다. 나머지 무인로봇 3대는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와 수도권119특수구조대, 경기 화성소방서 등 큰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다른 지역에 배치됐다.
5일 금산에서 발생한 화재는 오전 0시 59분경 시작돼 삽시간에 공장 전체로 번졌다. 대응 1단계가 발령되고 공장 붕괴 우려까지 제기되자 충남 특수대응단과 금산소방서는 협의 끝에 단비 투입을 결정했다.이날 단비는 화재가 발생한 폐기물 처리 공장 내부에서 화점에 근접해 약 2시간 동안 진화 작업을 벌였다. 소방탱크와 호스로 연결해 분당 최대 2600L의 물을 뿜어내며 소방관들의 부담을 덜었다.
공장 내부에는 생활폐기물이 5m 이상 높이로 쌓여 있어 언제든 더 큰 불이 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단비는 적외선으로 열점을 탐지하는 시야개선 카메라를 활용해 정확하게 화점을 조준했다. 사람이 원격으로 조종하는 방식이어서 소방관이 위험 지역에 직접 진입하지 않아도 됐다. 금산 화재는 12시간 44분 만에 인명 피해 없이 완전히 진압됐다. 민 소방장은 “단비가 불타는 폐기물 1~2m 앞까지 접근했다”며 “방열복으로 차체를 보호하고 수시로 물을 분사해 열을 식히는 기능도 있어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무인소방로봇의 실전 투입 경험을 바탕으로 활용법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소방청은 소방관들이 위험 현장에 직접 투입되는 빈도를 줄이기 위해 내년 9대, 2028년 9대 등 총 18대의 무인소방로봇을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실전 운용 과정에서 드러난 개선점도 향후 개발에 반영할 방침이다. 민 소방장은 “연기가 잘 빠지지 않는 지하주차장이나 대형 공장, 붕괴 위험이 있는 화재 현장에서는 무인소방로봇이 소방대원의 안전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앞으로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소방대원들이 보다 안전하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금산=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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