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특수학교 ‘동진학교’ 기공식
주민 반대로 후보지 8차례 변경돼
“이젠 아이들 마음껏 꿈꾸고 배우길”
2년뒤 개교… 수영장-체육관 등 갖춰
22일 오전 서울 중랑구에서 열린 지적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학교 ‘동진학교’(가칭) 기공식. 자폐성 장애를 가진 중2 아들을 둔 조지현 씨(44)가 감정이 북받친 목소리로 말했다. 동진학교는 2012년 처음 신설 계획이 수립된 이후 주민 반대 등에 부딪혀 13년 동안 8차례나 부지 후보지가 변경됐다. 2019년 중랑구 신내동 700번지로 부지가 최종 확정됐으나, 도시계획변경과 교육부 타당성 조사 등 행정 절차에 시간이 소요되다 22일 마침내 첫 삽을 떴다.
동진학교는 18개 학급, 111명 규모로 2027년 9월 개교할 예정이다. 학교는 연면적 1만6910㎡ 규모로 수영장과 체육관, 평생교육센터 등을 함께 갖춘다.
동진학교가 세워지면 서울 동부교육지원청 관내(중랑구, 동대문구) 첫 특수학교가 된다.그동안 이 지역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은 광진구나 노원구에 있는 특수학교로 원거리 통학을 해야 했다. 최혁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광진지회 부회장은 “아이들이 오전 6시 반에 통학버스를 타야 해서 통학 자체만으로도 무척 힘들어했다”며 “아이들 건강이 악화되기도 하고 학부모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조 씨도 “통학버스를 타러 가는 것조차 힘들다. 버스를 기다리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아이를 준비시켜 보내는 매일 아침이 부모들에게는 전쟁 같다”고 전했다.
장애 학생 중에는 특수학교 정원이 부족해 입학하지 못하고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에 다니는 경우도 많다. 현재 전국 특수학교는 196곳, 이 중 서울에는 32곳이 있다. 하지만 중구, 용산구, 성동구 등 8개 자치구에는 아직 특수학교가 없다.
서울시교육청은 도봉구의 특수학교인 도솔학교 교육환경 개선과 함께 성동구에 성진학교(가칭) 신설을 추진 중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동진학교 기공식은 길고 험난한 능선을 넘어 마침내 마주한 정상에서 새로운 출발점을 맞이하는 순간과도 같았다”며 “지역 사회와 교육 공동체가 함께 협력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특수교육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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