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와 필드를 오가는 배우 김정균, 혼자 서지만 혼자 완성되지 않는 이야기

51 minutes ago 3

무대와 필드를 오가는 배우 김정균, 혼자 서지만 혼자 완성되지 않는 이야기

이지희

입력 : 2026.05.12 15:39

필드 위의 배우 김정균은 골프를 통해 삶의 리듬을 배워가고 있었다. 장난기 넘치는 준수한 외모로, 드라마 예능 방송 스크린 연극무대를 종횡무진하는 그를 만났다.

사진설명

데뷔 초 동기 이병헌과 공동 주연을 맡았던 그는 지금 감초 역할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고. 동시에 김정균표 모노 드라마를 준비하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골프에 입문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1991년, KBS 14기 신인 배우 시절 친형의 권유로 골프화 하나 달랑 마련해 떼제베에서 첫 라운드를 했어요. 공이 제대로 맞았겠어요? 공을 굴리다시피 해서 겨우 그린에 올리고 퍼팅하다가 끝냈어요. 나도 여러 스포츠를 해보고 나름 운동 신경 좀 있다고 자부했는데 오기가 발동했죠.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270m 인도어 연습장에서 주변 사람들이 다 놀랄 정도로 드라이버로 연습장 벽면에 딱딱 꽂았어요. 한동안은 누워있으면 천장에 필드가 펼쳐졌습니다. 목표는 80대 중반의 형을 따라잡는 것이었요. 결국 형이 사준 골프채로 5년 걸려서 따라잡았죠. 다른 골프 클럽들도 있지만 형이 사준 그라파이트 미즈노 클럽에 아직도 애착이 제일 많아요. 나에겐 아버지 같은 형입니다.

연습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연습장에서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는데 어느 프로님이 다가와서 팬이라며 레슨 팁 하나를 주고 싶다고 하시는 거예요. 좋다고 하며 물었더니 ‘채는 때리는 것이 아니라 던지는 것’이라며 연습해 보라고 했습니다. 말 그대로 채를 던졌는데 정말 똑바로 잘 나가더라고요. 그리고 곧 방송이 나왔습니다. ‘연습 중단하시기 바랍니다. 클럽 던지신 분, 수거해 가세요’라고요.(웃음) 그 뒤 연습장의 연습이 10여 분 중단됐습니다. 그 프로가 바로 서아람 프로입니다. 지금은 제 후배와 결혼해서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필드에서의 인상 깊은 순간이나 기록이 있다면요? 2014년 고창에 있는 석정CC 파3에서 홀인원을 했어요. 홀인원을 하면 3년에서 5년 사이 행운이 온다는데 2016년도에 집사람을 만났어요. 홀인원 덕분인 것 같습니다. 집사람 입장은 모르겠지만.(웃음) 샷이글은 5번 정도 했습니다.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지만 잘 들어간 샷을 돌이켜 보면 힘이 안 들어가는 편한 샷이었어요. 저의 라베가 3개 오버입니다. 그때는 버디 5개, 전반 4개 후반에 1개 버디를 했어요. 파3에서 양파만 아니었으면 이븐할 수 있었는데 아쉬웠죠. 그런데 한 달 뒤에 같은 코스에서 100개를 쳤습니다. 골프는 그런 운동입니다. 자기 멘털 게임이죠.

스스로 정의하는 ‘골프의 본질’은 무엇인가요? 스스로를 인정하는가도 중요합니다. 나 자신에게 묻는 심판도 나 자신이죠. 그리고 굉장히 솔직 담백한 자기 자신한테 너그러울 수도 있지만 냉정할 수 있는 그런 스포츠 같아요. 그래서 남들이 허락을 해준다고 해서 그걸 인정할 수는 없잖아요. ‘야 이거 OK야’ 그러면 ‘어? 고맙습니다’ 해놓고도 ‘이게 무슨 OK야?’ 그럽니다. 그린피는 왜 내지요? 잔디를 밟는 그 값을 내는 거죠. 18홀 5시간 동안 대화도 많이 하고 골프 외에도 많은 것을 공유하게 됩니다. 내기 골프 그냥 꼭 경쟁 골프 여기에만 집중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동반자들과의 배려와 나누는 이야기 같은 관계와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은 동반자와 함께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왼쪽) 필드 위의 김정균. (오른쪽) 드라마 <대군>에서 윤원형 역을 맡았다.

(왼쪽) 필드 위의 김정균. (오른쪽) 드라마 <대군>에서 윤원형 역을 맡았다.

출연하신 작품들 중 주요 작품을 소개해 주세요. 대학 시절 유록식 교수, 표인봉, 전창걸 등과 함께 개그클럽을 만들었어요. 연출 전공이었지만 주연 배우가 갑작스럽게 빠지면서 교수 추천으로 무대에 서게 됐죠. 아나운서, 성우, 코미디언 시험을 보기도 했지만 연기는 생각도 하지 않다가 결국 탤런트가 된 거예요. 제가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이병헌, 손현주, 김정란, 김호진 등이 동기입니다. 데뷔 후 얼마 안 돼 청춘드라마 <내일은 사랑>에서 이병헌과 공동 남자 주연을 맡았어요. <토토즐> 생방송 사회도 맡았습니다. <손자병법> 같은 시트콤도 많이 했습니다. <성균관스캔들>, <전설의 마녀>, 영화 <지렁이>에서 장애인 역을 맡았는데 영화는 흥행하지 못했지만 기억에 많이 남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유튜브도 했습니다. 김정균의 ‘술의 나라’라고 한 2년 지속했습니다.

근황을 소개해 주세요. ‘상실’을 주제로 한 즐거운 모노드라마를 만들고 있어요. 노래와 춤이 있고 젬베가 나오는. 즐겁게 사는 법, 희망을 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1인극인 모노드라마를 위해 체력을 더 보강해야 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5월에는 부여히스토리영화제에 참여합니다. 전소민 배우의 보디가드 역으로 출연해서 같이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입니다. 골프를 좋아하다 보니 파크골프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엘리펀트라는 연예인 파크골프단을 만들어 오정태, 박선영, 신나라, 이영범, 김지선, 소명, 김민지 등 각계에서 활동하는 연예인들과 함께 합니다. 2026 대한파크골프협회 홍보대사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더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면요. 인터랙티브한 이머시브 무대 예술, 고강도 훈련과 짜임새 있는 각본 속에서 자유로운 코메디아델라르테(즉흥연기) 연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소외계층과 차세대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연극을 통한 감동을 넘은 감화로 꿈을 갖게 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모노드라마에서 노래를 부르게 되는데 요즘 노래를 많이 듣고 연습하다가 머리가 복잡하고 잡념이 많아질 때면 ‘살다 보면’이라는 노래를 자주 부릅니다.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그 말 무슨 뜻인지 몰라도 기분이 좋아지는 주문같아~’

젬베와 함께하는 김정균의 노래에서는 왠지 가사가 달라질 것 같다. ‘즐겁게’ 살다 보면 행복해진다, ‘착하게’ 살다 보면 행복해진다. 김정균 배우를 더욱 다양한 많은 작품에서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그의 계획이 순탄하게 위대한 결실로 이어지길 바란다.

[writer 이지희]

이지희┃현재 국가유산디지털보존협회 부회장. 기획자, 프로듀서, 마케터 등으로 문화예술계 다방면에서 일했다. 베스트 스코어 2 오버 기록을 가진 골프 마니아로 골프와 사랑에 빠진 예술인들의 활동과 에피소드를 연재한다.

이지희┃현재 국가유산디지털보존협회 부회장. 기획자, 프로듀서, 마케터 등으로 문화예술계 다방면에서 일했다. 베스트 스코어 2 오버 기록을 가진 골프 마니아로 골프와 사랑에 빠진 예술인들의 활동과 에피소드를 연재한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