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기(33·광주 FC)는 6월 18일 제주 SK 원정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민상기는 안정적인 수비력과 투지로 팀의 무실점 승리(1-0)에 앞장섰다.
광주의 제주 원정은 민상기가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처음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이기도 했다.
민상기는 올 시즌을 앞두고 광주 유니폼을 입었다. 민상기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솔선수범(率先垂範)하며 광주 이정효 감독의 신뢰를 받는다.
‘MK스포츠’가 18일 제주 원정을 마친 민상기와 나눴던 이야기다.
Q. 제주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13일 FC 서울전 패배(1-3)의 충격이 컸다. 홈에서 치른 경기였다. 예상하지 못한 패배였다. 제주 원정에서도 ‘지면 안 된다’고 봤다. 모든 선수가 한 발 더 뛰는 것으로 ‘이기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줬다. 경기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어려운 상황 속 거둔 귀중한 승리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겠다.
Q. 광주는 서울의 천적이었다. 그런데 13일 서울전에선 1-3으로 패했다.
나를 비롯한 모든 선수의 몸이 무거웠다. 반응 속도가 평소보다 한 박자 이상씩 늦었다. 서울이 준비한 전술에 안일하게 대처한 것도 패인이었다. 우리가 준비했던 게 이른 시간 실점으로 안 나오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 서울전을 돌아보면서, 이를 더 악물었던 것 같다.
Q. 서울전에서 부상 복귀를 알리지 않았나. 몸 상태는 어떤가.
답답한 흐름이 반복됐다. 몸이 올라오려고 하면 아팠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안 좋은 사이클이 반복되지 않도록 더 신경 쓰고 있다. 부상과 인연을 끊고 싶다. 노력하겠다.
Q. 어디가 가장 안 좋았었나.
햄스트링이 불편했었다. 이마 쪽이 찢어졌었고, 장염까지 걸렸었다. 참 여러 가지로 불편했다. 전력에서 이탈할 때마다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몸 상태를 잘 유지하면서 팀에 계속해서 도움을 주고 싶다.
Q. 제주전에서 다들 간절하게 뛰더라. 경기 전 어떤 얘기 나눴나.
제주전을 앞두고선 우리가 잘하는 걸 준비했다. 이정효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이 제주전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서로 특별히 이야기한 건 없었다. 훈련장에서부터 움직임으로 간절함을 표현했다. 훈련장에서의 태도부터 남달랐던 게 쉽지 않은 제주 원정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
Q. 민상기는 경험이 풍부하지 않나. 광주의 젊은 선수들에게 조언해 주는 게 있나.
앞에 나서서 말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을 보이면, 후배들이 따를 것이라고 본다. 후배들이 봤을 때 배울 점 많은 선배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훈련장에서부터 매 순간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땀 흘리겠다.
Q. 광주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 이후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선수들이 잘못한 건 없지만, 신경이 안 쓰일 수 없을 것 같은데.
다들 이런 경험이 처음이다. 처음엔 싱숭생숭했다. 그런데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건 없지 않나. 이정효 감독님을 중심으로 팀 분위기를 잘 추슬렀다. 우리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하고 있다. 매 경기 우릴 응원해 주시는 팬들에게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Q. 이정효 감독은 선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줬나.
이정효 감독님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감독님은 모든 짐을 자기 혼자 짊어지시려고 한다. 이정효 감독님은 “선수들은 경기 준비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걸 강조하신다. 감독님은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신다. 우린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더 잘해야 한다.
Q. 올 시즌 리그 일정의 절반이 지났다. 전반기를 돌아본다면.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우린 다다음이 없다.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란 각오로 준비한다. 요즘 축구가 재밌다. 이정효 감독께 정말 좋은 축구를 배우고 있다. 새롭게 알게 된 게 한둘 아니다. 그러다 보니 이전엔 안 보였던 것들이 보인다. 좋은 준비 과정에 달콤한 결과가 따를 땐 엄청난 희열을 느낀다.
올 시즌 절반이 지났다. 시즌 초부터 쉼 없이 달려오고 있다. ACLE 8강에 올랐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거다. 광주에 있던 시간이 긴 건 아니지만 소중한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내겐 선물과 같은 시간이 이어지는 듯하다. 광주의 모든 구성원은 여기서 만족할 생각이 없다. 축구는 끝이 아름다워야 한다. 19경기를 치렀고, 19경기가 남았다. 다시 시작이다. 함께 땀 흘리는 동료들, 이정효 감독님과 코치 선생님들 등 광주의 모든 구성원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 더 노력하겠다.
Q. 무엇을 바라보며 달리고 있나.
개인적인 바람은 없다. 우린 한계가 없는 팀이다. ACLE를 목표로 나아가겠다. 꼭 다시 도전하고 싶다.
[서귀포=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