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타발(發) 과잉 투자 논란에 2일 국내 양대 주식시장 모두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도 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되는 등 다시 한번 큰 변동성 장세를 연출하자 투자자 사이 하락 트리거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최근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반도체 주식 보유에 대한 인내심이 점점 옅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실적이 견고한 만큼 저점 매수가 유효한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7.89%와 6.74% 급락 마감했다. 양대 시장 모두 장중 급락세가 연출되면서 각각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각각 올 들어 15번째와 6번째다. 특히 코스피의 경우 올해 들어 30번째 사이드카 발동이다.
하락 트리거는 미국 반도체 투매가 촉발했다. 앞서 이날 새벽 뉴욕증시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매물이 대거 쏟아지면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엔비디아가 1.25% 하락한 것을 비롯해 브로드컴(-2.23%), 마이크론(-10.57%), AMD(-6.89%), 인텔(-9.03%),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9.97%), 램리서치(-9.71%) 샌디스크(-10.62%) 등이 떨어졌다. 반도체 모음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6.27% 급락했다.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메모리 가격 인상을 "100년에 한 번 있을 홍수"에 비유하며 불만을 표시한 데 이어, 이날 메타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활용한 클라우드 사업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이 반도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 모색이 AI 데이터센터 과잉 투자 때문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설비 투자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이날 국내 시장에서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9%대와 14%대 급락했다.
다만 메타의 잉여 컴퓨팅 활용 방안 이슈는 이번에 처음 제기된 것이 아니다. 앞서 지난 5월 메타 주주총회에서 유휴 자원 발생 시 이를 외부 기업에 임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회사 측 입장이 언급된 바 있다.
또 이를 추진하는 '메타 컴퓨트(Meta Compute)' 조직은 이미 지난 1월 만들어져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장기 먹거리 계획 차원에서 사전에 고려 중이던 옵션으로 평가받았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컴퓨팅 파워는 아직도 절대적인 부족 국면으로 최근 AI 수요 급증에 따라 산업 전체는 물론 당사자인 메타 또한 부족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메타는 최근까지도 네오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들과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컴퓨팅 파워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증권가에선 이날 증시 급락에도 AI 인프라 수요 축소 우려는 기우라며 저점 매수를 주문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반도체주 변동성은 새로운 악재가 등장했다기보다는 동일한 현상을 두고 상반된 해석이 혼재하면서 투자 심리가 흔들리는 과정"이라며 "다가오는 2분기 실적에서 시장이 예상한 수준 이상의 실적이 확인된다면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분석한 글로벌 빅테크의 최신 가이던스를 집계하면 올해 설비투자액 총액은 8060억달러(약 1250조원)로 전년 대비 7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높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는 추가로 20% 이상의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수주잔고 역시 견고하다. 올 1분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공시한 수주잔고(RPO) 총액은 2조1000억달러(약 3260조원)로 한 분기 만에 24% 증가했다. 특히 2년 이내 수익 실현이 가능한 잔고 총액은 6560억달러(약 1018조원)가량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메타의 이슈는 AI 인프라 투자의 결정적 감소를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반도체 업종에 대한 저가 매수가 유효한 구간"이라고 조언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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