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딥시크처럼 AI 오픈소스 공개 나선 네이버…상반기 내 추론 모델도

네이버가 자사 생성형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한다. 무료로 모델을 공개해 하이퍼클로바X 중심의 국내 AI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23일 서울 역삼동 네이버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이퍼클로바의 경량 모델 3종(하이퍼클로바X 시드 3B·1.5B·0.5B)의 개발을 완료하고 오픈소스로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외 기업과 연구기관 등에선 해당 모델을 내려받아 필요에 맞게 조정해 비즈니스 및 학술 연구 용도로 쓸 수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연구용으로만 사용 가능했던 기존 국내 기업들의 주요 모델과 달리 상업 목적으로도 쓸 수 있다”며 “비용 부담이나 라이선스 제한 등의 문제로 생성형 AI 도입을 망설였던 중·소규모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국내 AI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하이퍼클로바X 시드 3B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영상 정보도 처리할 수 있는 시각언어 모델이다. 도표 이해, 개체 인식, 사진 묘사 등이 가능하다. 한국어·한국문화와 영어 관련 시각 정보 이해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9개 벤치마크의 평균 점수를 비교한 결과 유사 규모의 미국, 중국의 주요 모델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이 모델은 상품 페이지의 정보를 인식해 광고 카피를 제안하는 솔루션을 구축하거나, 사진·영상 콘텐츠와 함께 국내 여행지 정보를 안내하는 서비스를 설계하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다. 더욱 빠른 처리 속도와 적은 운영 비용이 장점인 초경량 모델 하이퍼클로바X 시드 1.5B·0.5B도 활용성이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네이버의 온 서비스 AI 전략이 가속하면서 네이버 서비스에 안정적, 비용 효율적 적용이 가능한 경쟁력 있는 특화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그래픽처리장치(GPU) 리소스 부담 없이 가장 범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량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하이퍼클로바X의 플래그십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추론(reasoning) 모델도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추론 모델의 강점인 수학, 프로그래밍 분야에서 더 정확한 답변을 생성하는 것을 넘어 시각과 음성 정보 이해, 자동 웹 검색, API 호출, 데이터 분석 등 하이퍼클로바X의 각종 능력이 추론 모델을 기반으로 함께 고도화된다는 설명이다. 하이퍼클로바X 추론 모델에 ‘제주도 서귀포 쪽에 아이들하고 갈 만한 관광지 어디 있을까? 후기 좋은 숙소도 예약해줘’와 같이 명령하면 검색 API, 숙소 예약 API를 호출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기존에는 AI가 어떤 도구를 활용해야 하는지 사용자가 직접 지정해야 했다면, 추론 모델은 AI가 스스로 적절한 도구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추후 음성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멀티모달 모델, 저비용 경량 모델, 추론 모델을 중심으로 하이퍼클로바X를 고도화하고, 네이버 서비스에 적용하거나 기업용 솔루션 개발, 오픈소스 공유 등을 통해 국내 AI 생태계를 견인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소버린(주권) AI는 단일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로 국가적 차원의 총체적 역량이 요구된다”며 “기술 확보에 그치지 않고 일상에 밀착한 혁신적인 AI 서비스가 나올 수 있도록 탄탄한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저변 확대를 위한 네이버의 이러한 노력이 국내 소버린 AI 생태계의 체력을 단단히 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