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샌드박스로 규제 풀고 고급인력 이민 받자"…최태원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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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이 22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 미래산업포럼 발족식에서 강연하고 있다. / 사진= 강은구 기자

최태원 회장이 22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 미래산업포럼 발족식에서 강연하고 있다. / 사진= 강은구 기자

‘메가 샌드박스’로 한꺼번에 규제를 풀고, 구조적 저출생·저성장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고급 인력을 대한민국 인구 10분의 1(약 500만명) 규모로 받고, 유럽연합(EU) 모델처럼 경제적 파트너로 일본과 통 크게 손잡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회장·사진)이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가 큰 위기를 맞았다며 중장기적으로 성장해나가기 위한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면서 내놓은 아이디어들이다.

최 회장은 22일 ‘국회 미래산업포럼’ 발족식에서 '최근 한국경제의 도전과제와 대응 방향'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 같이 제안했다. 이 포럼은 국회미래연구원이 국내 산업지원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었다. 최 회장은 산업계 입장에서 경제 환경 변화와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기조연설을 맡았다.

그는 최근 국제 환경 변화를 언급하면서 “보호무역 시대는 30년 이상 지속될 것이고 방법론을 바꾸지 않으면 (지금) 체제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획기적 전환 노력 없이 10대 수출 품목에만 의존하는 경제 구조로는 한국경제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구체적 방법론으로 ‘메가 샌드박스’를 제시했다. 규제 혁신에 초점을 맞춘 기존 샌드박스를 확장한 개념. 관련 규제뿐 아니라 연구개발(R&D)·세제·금융·인력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권한 이양까지 사회구조적 문제를 한 번에 풀어야 한다는 취지로, 최 회장은 “하나하나 따로 풀 재원이 없고 시간도 모자라기 때문에 한 번에 몽땅 풀 하나의 아이디어로 메가 샌드박스를 건의한다”고 부연했다.

내수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고급인재 유치도 주문했다. 그는 “대한민국 인구 10분의 1은 해외에서 유입해야 한다. 단순노동을 위한 저급 두뇌가 아닌 고급 두뇌를 유입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접국에다 저출생·저성장 등 사회경제적 조건이 유사한 일본을 한국경제의 파트너 후보로 꼽기도 했다. 그는 “역사적 문제 등이 존재하니 순탄하게 이뤄지겠냐는 우려가 존재하지만 프랑스와 독일처럼 원수 같은 나라가 EU를 시작한 것을 상기하면 못 할 것도 없다”고 했다.

발족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와 주호영 국회부의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국회 미래산업포럼 운영위원회는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민병석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 송경열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 김영민 LG경영연구원 원장,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부회장 등으로 구성됐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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