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BMW챔피언십(총상금 2000만달러) 3라운드가 열린 1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오윙스 밀스의 케이브스 밸리GC(파70) 14번홀(파4), 로버트 매킨타이어(스코틀랜드)가 파 퍼트를 성공시킨 뒤 갤러리를 향해 몸을 돌리고 검지를 세워 입술을 막았다. 골프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갤러리를 향해 조용히 하라는 직접적인 제스처를 보낸 것. 그리고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로 1타를 더 줄이며 같은 조에서 경기한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에 4타 앞선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매킨타이어의 이례적인 행동은 일부 갤러리의 매너없는 행동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매킨타이어는 셰플러와 같은 조에서 경기를 치렀다. 미국에서 유럽 선수인 매킨타이어가 미국인 셰플러와 펼친 맞대결, 경기 내내 셰플러에 대한 일방적인 응원과 매킨타이어에 대한 야유가 이어졌다.
결국 14번홀 파 퍼팅을 앞두고 사달이 벌어졌다. 매킨타이어가 약 20m 파 퍼트를 하려는 순간 한 갤러리가 "빗나가라"라고 외쳤다. 다행히 퍼트는 성공했고, 남은 홀에서도 그는 흔들림없이 타수를 지켜냈다.
경기를 마친 뒤 매킨타이어는 "이날 하루종일 일부 갤러리의 조롱이 따라다녔다"며 "나에게 쓰레기를 주는 이에게는 나 역시 쓰레기로 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샷을 하지 않는 때에는 괜찮다. 하지만 나나 셰플러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순간에는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다"는 설명이다.
PGA투어에서 유럽 선수과 미국 선수가 맞붙었을 때 미국 선수에 대한 일방적인 응원이 펼쳐지는 것은 흔한 장면이다. 셰플러는 "14번 홀에서 그같은 상황이 일어난지 몰랐다"며 "저 역시 아일랜드에서 열린 디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몇몇 선을 넘는 말을 들은 바 있다. 이런 어리석은 행동은 선수들을 더 흥분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시우는 3타를 잃고 중간합계 3오버파 213타, 33위로 내려앉았다. 이 결과 페덱스 랭킹 41위로 떨어지면서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출전을 위해서는 최종라운드에서 톱20위에 들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투어챔피언십 출전에 성공한 임성재는 이날 7타를 잃으며 공동 44위로 떨어졌다. 현재 페덱스랭킹 30위로 투어챔피언십 출전 커트라인에 걸려있는 그는 최종라운드에서 순위를 지켜야하는 부담을 안게됐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