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보유세에 대한 논란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부동산 관련 세금은 최초 취득 시 내는 취득세, 보유 기간 동안 내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그리고 처분 시 내는 양도소득세(혹은 상속·증여세)로 구분됩니다. 이 중 일회성으로 납부하는 취득세나 양도소득세와 달리 재산세와 종부세는 매년 부과됩니다. 이 때문에 납세자가 체감하는 과세 부담과 조세 저항이 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모든 부동산에 부과되는 재산세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매년 두 번에 걸쳐 납부합니다. 그리고 1주택자 기준 공시가격 12억원, 다주택자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부동산(종합부동산세법 제9조 제1항)에 대해선 국가에 추가로 종부세를 납부하게 됩니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서울 아파트의 상당수가 이에 포함될 것입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며,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버티자 “부동산을 파는 것보다 보유하는 것이 더 손해인 구조를 만들겠다”며 부동산 시장 정상화 의지를 연일 피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의 말처럼 정부가 추진하는 보유세 현실화가 다주택자나 비거주 고가 부동산 보유자에게 실제로 큰 부담이 될 수 있을까요?
보유세 산정의 핵심, 세 가지 기준
보유세는 부동산의 ‘과세표준’에 따른 세율을 곱해 산정됩니다. 그리고 과세표준은 정부가 발표하는 시가표준액(공시가격 등)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산출합니다. 즉,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기준은 크게 매년 공시되는 부동산의 시가표준액(공시지가·공동주택가격·개별주택가격)과 정부가 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 두 가지로 나뉩니다.
그 중 부동산의 시가표준, 즉 개별공시지가 등은 부동산 가격의 등락에 따라 달라집니다. 부동산공시법에 따라 감정평가사의 조사와 토지 소유자의 의견 수렴을 거쳐 매년 4월30일 최종 공시됩니다. 올해 국토교통부는 서울의 경우 2026년 공시가격이 평균 18.6% 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하여 과세표준을 정하게 됩니다.
그렇게 산정된 과세표준에 개별 세법에서 정한 세율을 곱합니다.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세율은 납세의무자가 소유한 주택 수에 따라 2주택 이하라면 0.5%~2.7%, 3주택 이상이라면 1.0%~5.0%까지로 정해져 있습니다(종합부동산세법 제9조 제1항). 다만 세율은 법률 개정 사항이므로 국회 입법을 통해서만 변경이 가능합니다. 이를 변경하기 위해선 상당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기에 세율 조정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강남 아파트 투기를 조장했나?
하지만 반드시 세율을 건드리지 않아도 되는 신박한 방법이 있습니다. 과세표준은 시가표준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산정됩니다(종합부동산세법 제8조 제1항, 지방세법 제110조 제1항). 따라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 공시지가가 상승했더라도,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로 표준시가를 이른바 ‘마사지’를 해서, 과세표준을 조정하면 보유세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는 2008년과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도입됐습니다(종합부동산세법 법률 제9273호, 지방세법 법률 제9422호). 당시는 주택공시가격이 하락하는 시점이었음에도 공시지가 현실화에 따라 국민의 재산세 부담이 오히려 증가하는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최초 이명박 정부 당시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80%였습니다. 이후 문재인 정부는 2019년부터 이를 85%에서 95%까지 단계적으로 상승시켰습니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2022년 들어 공시가격 상승 등에 따른 과도한 종부세 부담을 완화한다는 명목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분의 100’에서 ‘100분의 60’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습니다(대통령령 제32831호).
재산세 또한 1세대 1주택자에 한해 2022년부터 기존 60%에서 45% 이하로 낮춘 뒤(대통령령 제32747호) 2025년에 이르기까지 매년 시행령을 개정하여 이를 유지해 왔습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세율과 달리 국회 입법 없이도 정부가 시행령 개정만으로 단독 결정할 수 있기에 매년 정권에 따라 비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윤석열 정부의 화끈한 감세는 강남을 중심으로 한 고가 부동산 종부세 부담을 화끈하게 줄여줬고, 다시 부동산투기 확대로 이어졌습니다. 공정시장가액제도가 사실상 고가 부동산 투기를 조장할 뿐 본래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종부세에서 공정시장가액제도를 폐지하는 법안까지 발의되기도 했습니다(의안번호 2218191). 이제 공은 이재명 정부로 돌아갔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어떻게 현실화할지는 현재 시장의 최대 관심사입니다.
재산세 과세표준 상한제는 ‘안전판’, 종부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해 과세표준이 높아지더라도 재산세가 급격히 부과되지 않도록 막는 신박한 장치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과세표준 상한제도’입니다(지방세법 제110조 제3항). 이는 산정된 과세표준이 직전 연도보다 5% 범위 내에서만 오르도록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직전 연도 재산세 과세표준이 3000만 원이었는데 올해 집값 폭등으로 실제 과세표준이 6000만 원으로 평가돼야 하더라도, 실제로는 5% 상한인 3300만 원(6,000만 원의 5% 증액)까지만 적용됩니다. 부동산 가격이 2배가 올라도 재산세 과세표준의 증가 폭은 5% 이내로 제한되는 것입니다.
이 제도는 2023년 윤석열 정부에서 도입됐습니다. 주택 과세표준이 소비자물가지수 등을 고려한 상한율(0~5%)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입니다. 매년 5%를 복리로 계산하더라도 재산세 과세표준이 2배가 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집값이 짧은 기간 안에 2배로 뛰어도 실제로 재산세로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리는 셈입니다. 이는 다주택 여부나 실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개별 부동산에 동일하게 적용되기에, 기존 보유자들에게 재산세 부담은 사실상 그리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종부세는 상황이 다릅니다. 종부세는 세부담 상한이 전년 대비 150%로 규정돼 있습니다(종합부동산세법 제10조). 즉, 지난해 부과된 세금에서 최대 50%가 더 나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직전 연도 종부세 세액이 3000만 원이었는데 과세표준 상승으로 산출 세액이 6000만 원이 되었다면, 올해는 직전 연도 세액의 150%인 4,500만 원까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과세표준 상승 폭이 5%로 묶이는 재산세와 달리, 매년 최대 50%까지 세액이 상승할 수 있는 종부세는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실로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공시지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정부가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다면, 매번 세금이 최대 50%씩 오르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버티면 이긴다”는 공식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고가 부동산 보유자들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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