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지난 5일 미리 가본 BMW그룹코리아 30주년 페스티벌. 행사가 열린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 관람석에선 BMW, 미니(MINI) 모델이 시원하게 드리프트를 선보이자 연신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전문 드라이버가 탄 고성능 차량이 미끄러질 듯 타이어를 태우며 흰 연기를 내뿜다가 다시 빠르게 질주했다. 천둥 같은 굉음의 엔진 소리가 관람객들 흥을 더 돋웠다.
화려한 드리프트 퍼포먼스를 마친 뒤에는 BMW M 모델 택시 시승이 이어졌다. 고성능 차량답게 눈 깜짝할 새 차량이 질주하더니 이내 브레이크를 밟아 드리프트로 트랙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온몸이 흔들리며 정신없는 와중에도 짜릿한 감각에 전율이 일었다. 이후에는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존에서 BMW의 헤리티지 설명을 듣고, 푸드존에서 먹거리도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레저 문화 첫걸음 되겠다" 포부로 문 연 이곳..."연 20만" 예상 적중
이날 BMW그룹코리아 30주년 페스티벌은 한 마디로 '축제'였다. 행사는 하루 평균 6000명이 몰리는 등 자동차 축제로는 보기 드물게 성황을 이뤘다. 이처럼 고성능 차량의 드리프트 퍼포먼스를 보고, 직접 트랙 체험을 하기 위해 가족과 행사를 찾는 게 지금은 상당히 보편화됐지만, BMW그룹코리아가 영종도에 드라이빙센터를 만들던 10여년 전만 해도 매우 드문 일이었다.
BMW그룹코리아는 2012년 한국에 드라이빙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고성능 차량이 달릴 수 있는 트랙이 있으면서,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이 공존하는 센터를 만들겠다는 얘기였다. 당시에는 국내 완성차 기업도 쉽게 나서지 못한 일로 간주됐다.
더구나 자동차 최대 시장인 중국·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드라이빙센터를 짓겠다는 계획 자체가 획기적이었다. 물론 당시 BMW그룹코리아는 국내에서 수입차 1위였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보면 판매량 10위에 그치는 작은 시장이었다.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미리 본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전 사장이 독일 본사를 적극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770억원을 들여 2014년 완공한 BMW드라이빙센터는 지금까지도 국내 자동차 문화를 이끄는 대표적 인프라로 자리잡았다. 2019년 130억원을 추가 투입해 확장까지 했고, 지난해 5월 기준 BMW 드라이빙 센터를 찾은 누적 방문객은 150만명을 넘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BMW 영종도 드라이빙센터는 늘 적자다. 그럼에도 (드라이빙센터를) 유지하는 것은 BMW그룹이 한국 시장을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진출 30주년 BMW... 한국과의 상생 이어간다
BMW그룹은 올해로 한국 법인 설립 30주년을 맞아 더욱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간다. 우선 BMW그룹 해외 법인 중 세계 최대 규모이자 수입차 브랜드 중 최대 규모인 경기도 안성 부품물류센터를 2027년까지 650억원을 추가 투자해 확장 및 증축할 계획이다.
앞서 BMW그룹코리아는 2017년 약 1300억원을 투자해 안성 부품물류센터를 지은 바 있다. BMW그룹 연구개발(R&D) 센터는 2024년 4월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확장 이전 개관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전동화에 대한 투자도 지속한다. 올해까지 ESG 차징 스테이션 및 전기차 충전기 600기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수입차 업계 최대 규모인 2125기에 달하는 전기차 충전기 설치를 완료한 바 있다. BMW그룹코리아가 보유한 전기차 전문 정비인력은 지난해 12월 기준 업계 최다 수준인 348명에 달한다.
국내 기업과의 상생 발전에도 힘 쏟는다. BMW그룹은 2023년 국내 기업으로부터 자사 매출을 웃도는 약 6조5350억원 상당의 부품을 구매한 바 있다. 2010~2024년 한국 협력 업체로부터 부품을 구매한 누적 금액으로는 37조원에 달한다. BMW그룹은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LG그룹, 한국타이어, 세방전지 등과 협력하고 있다.
BMW그룹코리아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이벤트와 캠페인을 전개하고 BMW와 미니의 특별 한정판 모델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난 30년간 한국 고객이 보여준 사랑에 보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