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노화 기술 잠재력 큰 韓
세포치료와 웰니스 연계해
여행 수지적자 개선 기회로
인간 노화 현상을 늦추는 항노화 기술은 첨단 바이오 연구 분야의 최대 난제다. 글로벌 기업과 석학은 ‘꿈의 기술’로 꼽히는 항노화 기술에 속속 도전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기술 기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했고,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는 역노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국도 기술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2011년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치료제 상용화에 성공하며 항노화 연구의 한 분야인 줄기세포 부문에서 기술력을 쌓았다. 지난해에는 전신 노화 역전 분야 권위자인 김동익 성균관대 석좌교수가 건강한 피를 만들어 노화를 막는 치료제 신약 개발에 나섰다. 2028년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매일경제 비전코리아 프로젝트팀은 항노화 기술력을 살려 아시아 성형 관광에서 항노화 관광 중심지로 한국 관광산업을 업그레이드하자고 제안했다. 줄기세포 배양 등 첨단 재생의료 치료 대상을 확대하고 세포치료제 허가 속도를 높이면서 웰니스 관광산업을 연계해 고부가가치 관광 수요를 국내로 끌어오자는 주장이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PwC·Strategy&가 국내 의료관광 성장세에 대해 시나리오 분석을 한 결과 줄기세포 치료와 이와 연계한 웰니스 관광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 2034년에 관련 산업 규모가 97억달러(약 1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의 고질병인 여행수지 적자 문제를 일거에 만회할 수 있는 카드가 생기는 것이다. 한국은 2000년부터 무려 24년 연속 여행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관광산업이 경쟁력을 잃으며 해외로 빠져나가는 여행객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2000~2024년 연평균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88억달러에 달한다.
성형에서 항노화로 K의료관광을 개조하면 국내 재생의료 규제를 피해 줄기세포 원정 치료를 떠나는 한국인 수요도 잡아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일본으로 줄기세포 원정 치료를 떠나는 한국인은 한 해 3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연간 약 2000억원이 일본으로 빠져나간다.
학계에서는 2005년 터진 ‘황우석 논문 조작 사태’ 이후 국내에서 줄기세포 연구와 치료가 엄격하게 제한된 여파가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본은 2012년 야마나카 교수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후 관련 규제를 대대적으로 풀며 줄기세포 강국으로 떠올라 대조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