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美인사청문 … 트럼프 리더십 시험대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 상원이 14일부터 내각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돌입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화당에 내부 단결을 주문한 가운데 논란이 제기된 후보자들의 최종 인준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미 상원의 각 담당 위원회는 △14일 보훈부·국방부·내무부 △15일 국토안보부·법무부(1일째)·교통부·중앙정보국(CIA)·국무부·에너지부·백악관 예산관리국(OMB) △16일 주택도시개발부·환경보호국·법무부(2일째)·재무부를 비롯한 정부 기관 수장을 맡게 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고 A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국가정보국(DNI), 보건복지부, 연방수사국(FBI) 등을 이끌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일정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인준이 필요한 내각 후보자 가운데 관심을 끄는 인물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후보자, 털시 개버드 DNI 국장 후보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복지부 장관 후보자, 캐시 파텔 FBI 국장 후보자 등이다.

폭스뉴스 진행자였던 헤그세스 후보자는 성폭력 관련 의혹뿐만 아니라 음주 문제, 과거 북한 김정은 체제 옹호 발언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민주당 하원의원 출신인 개버드 후보자는 과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하원의원 재직 당시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만나기도 하는 등 비판이 제기된 상태다.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하며 사퇴했던 케네디 주니어 후보자는 백신 반대론자로 국민 보건을 책임지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파텔 후보자 역시 과거 정적 보복 등을 언급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들 중 일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과거 발언을 번복하기도 했다. 케네디 주니어 후보자는 과거 폴리오(소아마비) 백신에 반대했지만 지난달에는 지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또 과거 낙태를 지지했지만 최근 공화당 의원들에게 복지부에서 낙태 반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미국 매체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헤그세스 후보자는 과거 여성이 전투 병과를 받는 것에 반대했지만 지금은 전투 병과를 포함해 현재 군에서 복무하는 모든 여성을 지지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장관으로 인준되면 금주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개버드 후보자는 해외정보감시법(FISA)에 반대했으나 최근 인터뷰에서 시민 자유를 보호할 수 있는 조치가 강화됐다는 이유로 FISA에 대해 찬성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상원 각료 인준은 과반 찬성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공화당 내 이탈표가 발생하지 않으면 상원 인준에는 큰 문제가 없다. 상원 의석(100석) 가운데 공화당은 53석, 민주당은 47석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맷 게이츠 전 연방 하원의원 사례에서 보듯 공화당 내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게이츠 전 의원은 공화당 내 반대파로 인해 인준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중도에 낙마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공화당 내부 단속에 나선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우리의 위대한 (각료 등) 지명자 중 많은 이들의 인준 절차를 부적절하게 정체시키고 지연하려 하고 있다"면서 "공화당원들이여, 똑똑하고 강인해져라"고 말하며 공화당에 단결을 주문한 바 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