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뚫어보려 했는데, 포기했습니다”…금융권 줄줄이 대출 조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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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통 뚫어보려 했는데, 포기했습니다”…금융권 줄줄이 대출 조이기

입력 : 2026.06.12 14:41

증시 활황에 ‘빚투’ 급증…신용대출 다시 들썩
시중·지방은행부터 카드사까지 대출 문턱 높여
당국 경고에 금융권 선제 대응…추가 규제 가능성↑

소호(개인사업자) 대출 관련 이미지. [연합뉴스]

소호(개인사업자) 대출 관련 이미지. [연합뉴스]

증시 활황으로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하자 금융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며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에 이어 지방은행과 카드사까지 비대면 신용대출 취급을 잇달아 제한하면서 가계대출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은행 중에서는 BNK경남은행이 선제적으로 대출 비교 플랫폼(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핀다, 토스, 뱅크샐러드) 등을 통한 모든 신용대출 갈아타기 접수를 일시 중단했다. 금융당국이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금융권의 선제적인 관리 강화를 주문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대환대출은 기존 대출을 더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비대면 플랫폼을 통한 이용이 급증하면서 최근 신용대출 수요 확대의 주요 통로 중 하나로 꼽혀왔다.

카드업계도 대출 관리에 동참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9일부터 일주일간 주요 대출비교 플랫폼에서 신용대출 상품 노출을 중단했다. 신규 차주의 유입을 일시적으로 제한해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조치다.

인뱅들도 신용대출 총량 관리에 촉각을 곤두 세우는 분위기다. 일부 인뱅은 내부적으로 대출 취급 규모를 조정하거나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집중 관리 대상인 시중은행들은 대출 문턱을 높이며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갈아타기 상품의 접수를 중단한다.

NH농협은행도 이날부터 MCG 모기지보험 가입을 일시 제한한다. MCG는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으로,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해 사실상 대출 한도가 축소되는 효과를 낸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 달 20일부터 주담대를 대상으로 MCI 모기지 보험 가입을 제한한 데 이어 이번에 MCG까지 확대했다. 이로써 주담대 모기지 보험 가입이 전면 제한된다.

하나은행도 이날부터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조정했다. 이전까지는 연소득 이내라는 정부 규제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맞춰 신용대출을 내줬다. 약정기간에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한번도 받지 않으면 만기를 연장할 때 대출 한도도 줄이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약정금액 3000만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 가운데 마이너스통장에 한 해 약정기간이 끝나기 전 3개월간 한도 소진율이 10% 미만이면 만기를 연장할 때 한도를 최대 20% 줄이는 방침을 적용한다. 일일 신용대출 접수량(대면+비대면)이 내부 관리기준을 초과하면 비대면 신용대출 신청도 제한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신규 대출 시 일반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1억원, 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를 5000만원으로 각각 제한한다. 이런 조치는 별도 안내 전까지 한시적으로 유지하며, 서민금융상품과 정책성 대출 등 일부 상품은 별도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빚투 경고음에 당국 예의주시…“당분간 관리 기조 이어질 듯”

은행 대출 창구에서 대출 상담을 받는 수요자의 모습. [연합뉴스]

은행 대출 창구에서 대출 상담을 받는 수요자의 모습. [연합뉴스]

금융권이 잇달아 대출 조이기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증시 과열에 따른 신용대출 급증이 자리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8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6조9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보험사·카드사·캐피털사 등 비은행권까지 포함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증가폭(3조5000억원)의 약 2.7배에 달하며, 2024년 8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가계대출 확대를 이끈 것은 주택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이었다. 주담대 증가액은 4조원으로 전월(5조5000억원)보다 줄었지만, 기타대출은 5조3000억원 늘어나 전체 증가세를 주도했다. 특히 신용대출은 4월 9000억원 감소에서 5월 3조4000억원 증가로 급증했고, 마이너스통장 등 한도대출도 6000억원 감소에서 2조6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시기상 코스피가 사상 처음 8000선을 넘어선 이후 투자 열기가 한층 달아오른 만큼, 시장에선 이른바 ‘빚투’ 수요가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확대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 신용대출 증가세에 대한 ‘엄중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위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확대하자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하고, 목표 미준수 금융사를 매주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국 차원의 경고가 있던 만큼 금융업권에서는 당분간 금융권의 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식시장 상승세와 맞물려 투자 목적의 신용대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강화되면서 금융회사들도 선제적으로 대출 취급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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