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뛴 기름값, 밥상물가도 껑충… 1500원대 환율 하반기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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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 30개월만에 최고]
석유류 3개월째 20%대 오름세
전월 5% 떨어졌던 채소, 다시 올라… 달걀 등 축산물값 상승폭도 커져
정부 “하반기 물가 3% 이내 관리”… 전문가 “고환율 대책 병행돼야”

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매대에 파가 놓여 있다. 지난달 파 값은 재배 면적 감소, 더운 날씨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37.1% 뛰었다. 폭염, 장마가 본격화되면 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매대에 파가 놓여 있다. 지난달 파 값은 재배 면적 감소, 더운 날씨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37.1% 뛰었다. 폭염, 장마가 본격화되면 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중동 전쟁 이후 고유가 여파가 사라지지 않은 가운데 생활과 밀접한 먹거리를 중심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가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른 상황에서 폭염, 장마로 농산물 가격이 더 뛸 경우 서민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하반기(7∼12월) 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간 누적된 고유가 충격이 다른 품목으로 확대되는 ‘2차 파급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데다 5월부터 이어진 1500원대 고환율이 물가 관리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여름철 밥상 물가 ‘들썩’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름값은 전체 물가를 0.93%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24.7%)는 중동 전쟁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한 올 3월 9.9% 오른 데 이어 석 달 연속 20%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경유 가격이 33.7% 상승하며 2022년 7월(47.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휘발유 가격도 5월에 이어 23.1% 상승했다. 지난해 9월부터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던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도 2.7% 오르며 10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휘발유는 최고가격제 때문에 큰 변동이 없었지만 자동차용 LPG 가격이 소폭 상승하면서 석유류 전체 상승률이 5월 24.2%에서 지난달 24.7%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재정경제부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지난달 물가 상승률을 0.4%포인트 낮췄다고 추정했다. 이러한 조치가 없었다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까지 높아졌을 것이라는 의미다.

여름에 접어들면서 밥상 물가도 꿈틀거리고 있다. 올해 2∼5월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던 농산물 물가(1.1%)가 지난달 상승 전환했다. 특히 5월까지만 해도 4.9% 하락했던 채소류 물가가 0.9% 상승으로 돌아섰다. 파는 재배 면적 감소와 더운 날씨로 인한 생육 지연으로 37.1% 뛰었다. 배추(1.4%)도 올해 들어 처음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폭염과 장마가 본격화되면 오름세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축산물(6.2%)은 돼지열병 등 각종 전염병의 영향으로 공급량이 줄면서 상승 폭이 커졌다. 축산물 가격은 올 3월 6.2% 오른 뒤 4, 5월에는 5%대 상승률을 보였지만 또다시 6%대로 올라섰다. 달걀(10.3%), 국산 쇠고기(7.5%), 수입 쇠고기(6.8%), 돼지고기(4.5%) 등 대부분의 품목이 올랐다.

이에 따라 먹거리를 중심으로 서민들의 생활물가 부담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는 품목으로 구성돼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는 3.4% 올랐다. 2024년 4월(3.6%)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생활물가 상승률이 3% 중반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취약계층의 생계비 부담이 큰 상황이다.

● 물가관리 핵심 변수는 고환율 고유가

한은은 하반기 물가 오름세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봤다. 이지호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 유가 하락과 정부 물가 안정 대책 영향으로 지난달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국제 유가가 1일(현지 시간) 종가 기준 전쟁 이전 수준인 배럴당 68∼72달러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지난달 27일 0시부터 적용된 7차 석유 최고가격은 6차 대비 L당 150원씩 낮아졌다. 이달 1일까지 5일 동안 휘발유·경유 소매가격은 L당 72∼73원 하락했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1조 원을 투입해 농축수산물 할인 행사, 취약계층 필수 생계비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하반기 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환율이 변수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5월 15일부터 33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2월∼1998년 3월(49거래일 연속) 이후 최장기간이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 상승을 부추겨 물가를 자극한다. 민경신 재경부 물가정책과장은 “가공식품이나 수입을 많이 하는 기업은 이전에 가져온 물량으로 상품을 만들고 있어서 고환율이 물가에 바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긴 어렵다”며 “하반기 물가 상승 요인인 만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물가의 가장 큰 변수는 환율과 유가”라며 “환율은 투자 유인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규제 완화, 투자 유인 정책 등 구조적으로 환율을 낮추려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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